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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보다 제구 강조한 투수 조련사, 하지만 인천 新 클로저 힘은 인정했다…이러니 연봉 350% 상승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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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기아-SSG의 경기. SSG 조병현이 9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기아-SSG의 경기. SSG 조병현이 9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KBO 리그 최고의 투수 조련사다. 이강철 감독의 투수 지론은 ‘구속보다 제구’다. 그런 이강철 감독도 조병현(SSG 랜더스)의 구위에는 혀를 내둘렀다.

조병현은 2024시즌 SSG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76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12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마크했다. 전반기엔 중간 계투로 뛰었고, 후반기 들어 기존 마무리 문승원과 보직을 바꿔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마무리 보직에 누구보다 빨리 적응했다. 8월 들어 SSG는 문승원 대신 조병현과 문승원 더블 스토퍼 체제를 가동했다. 조병현은 8월 이후 22경기에서 22이닝 7실점 4자책 평균자책점 1.64의 짠물 피칭을 펼쳤다. 11개의 세이브와 1개의 홀드는 덤이었다.

조병현의 강점은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평균 구속은 146.9km/h이다. 구위에 대한 자신감은 구사율로 드러난다. 조병현의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은 62.9%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김택연(두산 베어스·75.1%), 박영현(KT·68.7%)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모두가 빠른 공이 올 것이라 예상하지만, 타자들이 알아도 칠 수가 없다. 2스트라이크 이후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은 53.9%, 피안타율은 0.122다. 조병현의 탈삼진 비율은 31.8%로 드류 앤더슨(31.9%)에 이어 리그 2위다.

2024년 7월 2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SSG의 경기. SSG 조병현이 7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7월 2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SSG의 경기. SSG 조병현이 7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9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SSG 조병현과 이지영이 2-0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9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SSG 조병현과 이지영이 2-0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9월 30일 ABS 시대 투수 운영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이강철 감독은 “제구 없이 150km/h를 던지는 투수들은 살아남기 쉽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명의 예외를 들었는데, 바로 조병현과 김택연이다. 이강철 감독은 “김택연이나 조병현 같이 힘으로 버티는 애들은 괜찮다”고 밝혔다.

제구만 다듬으면 완벽한 투수가 될 수 있다. 2024시즌 조병현의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3.82로 리그 평균인 3.71보다 소폭 높았다. 하지만 2021시즌 볼넷 비율이 6.75에 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전반기는 3.43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힘이 떨어졌는지 후반기에 4.45로 상승했다.

조병현의 활약에 SSG도 두둑한 연봉으로 보답했다. 조병현은 2024시즌 3000만원에서 2025년 1억3500만원을 받게 됐다. 인상률은 350%로 팀 내 최고다. 2021년 입단한 조병현은 4년 만에 억대 연봉자로 올라서게 됐다.

2024년 11월 1일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쿠바의 연습 경기. 조병현./마이데일리
2024년 11월 1일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쿠바의 연습 경기. 조병현./마이데일리

연말 아쉬운 사건도 있었다. 그간 활약을 바탕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하지만 세계 무대의 힘을 실감, 2경기 2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또한 신인왕을 노렸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김택연이 총 101표 중 93표를 휩쓸었고, 조병현은 남은 8표 중 2표를 받았다.

아픈 경험은 오히려 성장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2025년 조병현은 얼마나 더 무서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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