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서, 조상우(KIA 타이거즈)가 떠난 영웅들 뒷문은 누가 책임지나.
키움 히어로즈가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내보내면서, 2025시즌 불펜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내부적으로 조상우 공백에도 큰 동요는 없다. 조상우가 아깝지 않다는 게 아니다. 대체할 미래 전력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고형욱 단장조차 “앞으로 마운드는 걱정 없다. 타자들이 올라와야 한다”라고 했다.
2024시즌의 경우, 김재웅과 조상우를 제외하고 가장 비중이 높았던 투수는 우완 주승우였다. 가장 많은 55경기에 나갔고, 가장 많은 14세이브를 따냈다. 그 다음으로 46경기, 14홀드의 좌완 스리쿼터 김성민이 눈에 띈다.
구위만 보면 주승우가 마무리 대안 1순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4시즌 포심 평균 147.4km를 뿌렸다. 투심, 슬라이더, 포크볼도 보유했다. 본인이 선발보다 불펜을 선호하며, 마무리를 경험해본 것도 강점이다.
김성민은 구위보다 투구 궤적, 제구로 먹고 사는 스타일이라서, 상대적으로 6~8회에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이밖에 3년만에 풀타임을 준비하는 베테랑 원종현은 마무리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카드다. 선발투수가 내려간 뒤 김성민, 원종현에 이어 주승우까지 잘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
사실 키움이 은근히 믿는 비밀병기가 있다. 2023시즌 상무에서 44경기에 등판, 3승1패1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0.76을 기록한 이강준이다. 10월 중순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서,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160km을 찍은 그 우완 스리쿼터.
이강준은 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3라운드 22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했다. 그러나 KT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롯데가 2023시즌을 앞두고 키움에서 FA 자격을 얻은 한현희를 영입하면서, 키움은 보상선수로 이강준을 영입해 옆구리 이탈을 절묘하게 막았다. 그리고 이강준은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키움은 이후 2년간 더 기다린 셈이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건 없지만, 스피드와 구위가 엄청난 선수다. 팔 높이를 사이드암에서 스리쿼터로 약간 높이면서 구위가 더 좋아진 케이스다. 키움이 한현희의 보상선수로 지목할 때부터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이제 상무에서의 기다림을 끝내고 1군에서 만날 시간이 다가온다. 이강준은 작년 11월 전역 후 고양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이강준에게 필요한 건 ‘성공 경험’이다. 상무에서의 성공 경험은 어디까지나 2군이다. 올해 1군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성공을 맛보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이강준이 언젠가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로 자리매김하면 키움이 더 바랄 게 있을까. 내년에 김재웅이 복귀하면, 키움 마운드가 더 탄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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