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3월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前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선고가 또다시 연기됐다. 무려 세 번째다.
일본 ‘스포츠 호치’와 ‘도쿄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은 8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로 은행 사기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미즈하라 잇페이의 선고가 오는 2월 6일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메이저리그는 한 인물로 인해 발칵 뒤집혔다. 바로 오타니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이 끝난 직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부터 ‘입과 귀’가 되어 줬던 미즈하라 통역이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때문에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두 번째 경기를 앞둔 고척돔은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당초 알려진 것은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하면서 빚이 생겼는데, 이를 오타니가 갚아줬다는 내용. 하지만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스캔들은 괴담의 연속이었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빚을 갚아준 사실은 거짓이었고, 오히려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려 스포츠 도박에 임했다. 돈을 빼돌린 것도 문제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범죄혐의도 드러났다.
미즈하라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리기 위해 자신이 오타니라고 ‘사칭’까지 했던 것이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낸 금액만 무려 1700만 달러(약 247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도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돈으로 야구 카드를 구매하는 등 일일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일들을 저질렀다. 일개 통역의 범죄라고 볼 수 있지만, 미즈하라가 ‘슈퍼스타’ 오타니의 통역이었던 까닭에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스캔들에 대한 보도는 연일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 여파로 인해 지난 겨울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기도 했다. 오타니는 서울시리즈 개막 이후 무려 40타석까지 단 한 개의 홈런도 터뜨리지 못했다. 그래도 일이 조금씩 진행되면서 오타니도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했고, 메이저리그 최초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는 등 159경기에서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타율 0.310 OPS 1.036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기며 내셔널리그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이와 관련해 오타니는 최근 일본 ‘NHK’의 프로그램에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직 내게는 끝나지 않았다.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미즈하라 스캔들을 언급하며 “잠이 부족한 날이 계속됐다.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설명들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됐다. 단순히 시간이 없었다. 이런 것들을 경기 전에 하고 구장에 들어갔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마음고생이 심하긴 했던 모양새였다.
범죄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난 뒤 미즈하라는 곧바로 다저스에서 해고됐고, 모든 범죄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보기 위함. 사건 조사와 재판은 속전속결로 진행됐고, 미즈하라는 지난해 10월 26일 미즈하라의 형량이 선고받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미즈하라 변호인 측이 도박 중독에 대한 감정을 받기 위해 정신의학 전문가를 찾고 있다며 선고 연기를 신청하면서, 선고는 12월 21일로 미뤄졌다.
그런데 12월 21일에도 미즈하라의 형량은 확정되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미즈하라의 상태가 좋지 않아 전문가와 면담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재판부는 다시 한번 미즈하라의 선고를 미뤘고, 오는 25일을 선고기일로 잡았는데, 이번에는 도박 의존증에 대한 정신과 의사의 감정서 작성이 지연되면서, 또다시 선고기일이 미뤄졌다. 벌써 세 번째다. 따라서 미즈하라의 선고 기일은 오는 2월 8일까지 연기됐다.
벌써 세 차례나 연기된 선고, 2월 8일에는 ‘변수’ 없이 형량이 정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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