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슈퍼 유틸리티 예정이었지만…”
‘MLB.com’은 8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가 김혜성과 계약을 맺은 뒤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하며 2루수 쪽에서 명확성을 제시했다”며 럭스가 다저스를 떠나게 됨에 따라 김혜성이 주전 2루수 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저스는 지난 4일 깜짝 계약을 발표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최정상에 오른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야 수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과 3+2년 2200만 달러(약 32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는 3년 동안 김혜성에게 1250만 달러(약 182억원)을 보장, 구단 옵션을 발동할 경우 2년 동안 950만 달러(약 138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사실 다저스는 굳이 김혜성을 영입하지 않아도 됐다. 이미 다저스는 ‘MVP’ 무키 베츠를 유격수로 복귀시키고, 토미 에드먼을 중견수로 돌리는 대신 개빈 럭스를 2루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상황이었던 까닭이다. 게다가 크리스 테일러와 미겔 로하스 등 내야의 백업 자원도 넘쳐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김혜성을 영입하게 되자, 일각에서는 다저스가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음을 전망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입장은 꽤 단호했다. 브랜든 곰스 단장은 김혜성을 영입한 직후 미국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트레이드는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 김혜성은 럭스, 로하스, 테일러 등과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만 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마음이 바뀌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4일 김혜성을 영입한 뒤 불과 사흘 만이었던 지난 6일 신시내티 레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럭스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빅리그에 입성하는 김혜성 입장에서는 주전 2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럭스의 이적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지 며칠 만에 기조를 바꿨던 것을 고려하면, 다저스는 에드먼에게 외야가 아닌 2루를 맡기는 등의 방법을 통해 언제든 또다시 말을 바꿀 수 있다. 때문에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반드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만 한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MLB.com’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럭스가 트레이드로 이적하게 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2루의 주인이 김혜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MLB.com’은 “다저스가 김혜성과 계약을 맺은 뒤 럭스를 트레이드하며 2루에서 명확성을 제시했다’며 “김혜성은 슈퍼 유틸리티 역할로 기용될 예정이었지만, 이제 KBO리그 골든글러브 3회 수상자는 2루에서 정규 출전 시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MLB.com’은 “김혜성의 영입으로 다저스는 앞으로 몇 가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미 다저스는 김혜성의 40인 로스터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포수 최고의 유망주였던 디에고 카르타야를 양지도명(DFA)했다”고 짚었다.
김혜성이 합류함에 따라 럭스를 트레이드, 카르타야를 양도지명한 것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 ‘MLB.com’의 생각이다. 매체는 ‘슈퍼 유틸리티’ 크리스 테일러와 미겔 로하스,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이 추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전망했다. 테일러는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며, 로하스의 경우 쓰임새가 다소 모호하다. 그리고 아웃맨은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유망주이지만, 작년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MLB.com’의 생각대로 김혜성이 올해 다저스의 주전 2루수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계약이 이루어진 직후 다저스는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는 김혜성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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