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개빈 럭스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면서 LA 다저스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김혜성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ESPN’의 제프 파산 등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7일(이하 한국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김혜성의 가장 유력한 라이벌이 될 수 있었던 개빈 럭스다.
럭스는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19년 처음 빅리그에 입성했다.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이 럭스는 큰 기대를 품게 만들었던 유망주였다. 데뷔 첫 시즌 럭스는 23경기에서 18안타 2홈러 9타점 타율 0.240 OPS 0.705로 가능성을 드러냈으나,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시즌에는 타율 0.175 OPS 0.595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다저스는 럭스를 향한 전폭적인 지지를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2021시즌에는 무려 102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럭스는 81안타 7홈런 46타점 49득점 타율 0.242 OPS 0.692로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2시즌에는 129경기에서 116안타 6홈런 42타점 66득점 타율 0.276 OPS 0.745로 본격 궤도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다저스는 2023시즌부터는 럭스를 유격수로 기용할 뜻을 드러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2023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럭스가 무릎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된 것이었다. 결국 다저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고, 올 시즌에 앞서 그라운드로 돌아온 럭스는 2루수로만 뛰며 139경기에서 110안타 10홈런 50타점 59득점 타율 0.251 OPS 0.703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올 시즌에 앞서 럭스를 2루수로 계속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지난 4일 상황이 급변했다. 다저스가 3+2년 2200만 달러(약 324억원)의 계약을 통해 김혜성을 영입하게 된 것이다. 기존의 자원으로도 충분히 시즌을 치러나갈 수 있음에도 김혜성을 품으면서 다저스의 내야는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럭스와 김혜성을 비롯해 토미 에드먼, 미겔 로하스, 무키 베츠, 크리스 테일러까지 센터 내야수가 무려 6명이 됐다.
내야수들이 넘쳐 흐르는 상황에서 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흘러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다저스는 “트레이드는 없다”며 내야 교통정리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7일 깜짝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다저스가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로 결정, 신시내티에서 외야 유망주 마이크 시로타와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1장을 받아왔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김혜성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사라진 것은 분명 호재였다.
하지만 럭스가 트레이드됐음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의 주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가 곧바로 럭스와 작별하게 된 다저스의 ‘변덕’을 고려한다면, 올해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던 에드먼을 다시 내야로 불러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츠와 에드먼의 키스톤 콤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에드먼이 내야로 돌아오더라도 다저스에겐 큰 타격이 없다. 외야의 한 자리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것이라면, 남은 자리에는 마이클 콘포토와 제임스 아웃맨, 앤디 파헤즈 등 역할을 맡길 선수들이 즐비한 까닭이다. 결국 가장 걸림돌이었던 럭스가 떠나게 됐지만, 김혜성이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때문에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반드시 ‘결과’로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어중간한 모습이라면 럭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처럼 언제든 다저스의 ‘변덕’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2루의 주인은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이 훨씬 풍부한 로하스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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