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임해나의 짝꿍이었던 취안예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새 이름 ‘권예’로 첫 발걸음을 내디디자,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경기도 의정부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5 전국남녀 종합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아이스댄스에서 권예는 임해나와 함께 총점 175.00점을 기록하며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대회가 권예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처음으로 참가한 대회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권예는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지난해 12월 6일 법무부 수원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린 국적증서 수여식을 통해 특별 귀화 절차를 마쳤다. 이제 그는 ‘취안예’라는 이름 대신 ‘권예’라는 한글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이날 아이스댄스 경기에서 이들이 입장할 때 장내 방송은 “임해나, 권예”라고 소개되었고, 권예는 자신의 한국 이름이 소개되자 “정말 행복하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번 대회에서 받은 1위 상장에도 권예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고, 이는 그가 한국인으로서 첫 성과를 냈음을 의미한다. 임해나와 권예는 이번 선발전을 통해 2024-2025 시즌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했으며, 내달 서울 목동빙상장에서 열리는 2025 국제빙상연맹(ISU) 사대륙선수권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 대회는 권예에게 안방에서 열리는 첫 주요 국제 대회로, 그 기대가 크다.
임해나는 “우리 둘 다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게 정말 기대된다”고 밝히며, 권예와 함께 훈련하며 한국어를 연습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권예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쉬운 단어는 알아듣지만 복잡한 한국어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예는 국적증서 수여식에 앞서 엄청난 긴장감을 느꼈고, 특히 한국어 질문과 역사·문화 시험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임해나의 도움으로 모든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고 한국 국적을 얻었다. 두 사람은 훈련이 없는 날마다 한국어 연습을 하며 서로의 실력을 키우고 있다.
임해나와 권예는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마친 직후 리듬댄스 프로그램을 개편했다. 시니어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기술적 요소를 포함시킬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새 프로그램을 익힌 지 한 달 만에 대회에 출전하여 연기를 점검한 이들은 2월 말 ISU 사대륙선수권대회와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예는 “올림픽은 첫 출전인 만큼 마음껏 즐기고 싶다”며, 결과보다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임해나와 권예는 주니어 시절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시니어 무대에서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바 있다. 임해나는 “시니어 대회에서는 디테일과 표정 연기도 중요하다”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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