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 아직도 안 만났습니다.”
김혜성(26, LA 다저스) 관련 문의와 빅리거 배출 소감 등을 듣기 위해 지난 4일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혜성 관련 내용에 대한 얘기를 어지간히 하고 나자 불현듯 FA 문성현(34)이 떠올랐다.
고형욱 단장의 답은 위와 같았다. 물론 웃으며 “좋은 결과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더 이상 자세히 묻지 않았지만, 문성현을 FA 미아로 놔두지는 않을 것이란 뉘앙스로 들렸다. 실제 키움은 필요성이 높지 않은 FA의 계약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FA 미아를 만들지는 않았다.
사실 키움도 문성현이 필요하다. 조상우가 KIA 타이거즈로 이적하면서 불펜에 경험 있는 선수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다. 문성현은 데뷔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많은 경험을 쌓은 우완투수다. 어떤 역할을 맡겨도 소화할 수 있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다.
그러나 최근 부진했다. 2024시즌 42경기서 1승2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57, 2023시즌 32경기서 2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4.45에 머물렀다. 2022년에 45경기서 1패1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애버리지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4점대, 6점대 불펜 투수를 앞다퉈 데려가지는 않는다.
은퇴한 차우찬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Chit Chit 칫칫’을 통해 미계약 FA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문성현을 두고서 “선수들은 분명히 속사정이 있을 것이다. 다른 팀에 가겠다는 이런 건 절대 아닌 것 같다. 최근 6~7년 성적은 좀 안 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우찬은 “성현이가 신인 때는 선발로도 뛰고 구위도 좋은 선수였다. 부상도 좀 있었던 것 같고 부침도 있었고, 올해(작년) 성적도 너무 안 좋았다. 사실 (FA) 신청을 하면 안 되지만, 다른 팀에 가겠다는 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FA를 한번 해보겠다는 것 같다. 1년, 1년 미루고 그런 것보다 기회가 왔으니까 신청을 해본 것 같다”라고 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왔으니 FA 권리행사를 하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이다. 이미 적지 않은 나이인데 자격을 1년 미룬다고 해서 내년 성적이 드라마틱하게 올라 FA 초대박을 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 FA를 신청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키움도 당연히 이해하는 대목이다.
차우찬은 “엄청난 금액보다는, 최소한의 계약을 원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자기 처지, 팀에서의 입지를 안다.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의 선수인지도 안다. 본인만의 계산이 있기 때문에 FA를 신청한 건데, 성현이가 절대 다른 팀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라고 했다. 역시 FA 계약을 두 번이나 해본 선수이니, FA 선수의 심정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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