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현식 없는 KIA의 마당쇠는 누구일까.
2024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투수는 75경기의 장현식이었다. 언제 어떤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도 제 몫을 할 수 있어서, 이범호 감독이나 전임 감독들의 신뢰도가 높았다. 심지어 연투할 때 컨디션이 좋아지는 스타일이다.
그런 장현식은 LG 트윈스로 떠났다. 장현식 역할을 대신할 투수가 필요하다면, 역시 사이드암 임기영과 좌완 스리쿼터 곽도규다. 임기영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반면, 곽도규는 원 포인트부터 1이닝용으로 자주,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작년에 KIA에서 장현식 다음으로 가장 많이 호출된 투수는 71경기의 곽도규였다. 프로 3년차, 21세 시즌이다. 피치터널 이론, 중심이동 이론 등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는 학구파 투수다. 고교 시절 프로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며 시작한 영어공부는, 어지간한 외국인선수와 프리토킹이 가능한 수준. 지난달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도, 곽도규가 틈틈이 영어공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년에 71경기나 나갔고, 한국시리즈에 프리미어12까지 참가하느라 올해 관리가 필요한 건 맞다. 2023시즌을 마치고선 호주프로야구 참가와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까지 다녀왔다. 우선 휴식이 필요하다.
자기관리를 잘 하는 곽도규라면 부상 없이 장현식을 잇는 KIA의 대표 마당쇠가 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1~2점 박빙승부서 1이닝을 맡길 수 있고, 점수 차와 무관하게 좌타자 맞춤형 기용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우타자에게 약한 것도 아니다.
올 시즌 KIA 불펜은 마무리 조상우 혹은 정해영에 메인 셋업맨 전상현이 있다. 이들이 7~9회를 책임진다고 보면 된다. 곽도규는 임기영과 함께 그 앞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7~9회 멤버들이 연투를 했을 경우 7~9회를 맡아도 손색없는 구위를 지녔다.
작년의 구위와 스피드가 올해도 이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중심이동 과정에서 힘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와인드업을 스스로 봉인했다. 양 어깨를 흔드는 특유의 루틴도 사라졌다. 좀 더 힘을 쓰는 요령을 알면 부활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세트포지션으로 던져도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이 나왔다. 포크볼 위력은 작년에 이미 확인했다.
단, 9개 구단 타자들도 작년 한 해 곽도규를 상대하면서, 올해는 적응력이 생길 수 있다. 곽도규 또한 이에 대한 대응은 필요할 수 있다. 워낙 좋은 마인드를 가진 투수여서 작년의 소중한 경험과 자산을 하루아침에 날릴 선수가 아니다. 구단 내부에선 롱런할 수 있는 셋업맨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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