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이 레전드의 길로 들어선다. 2025년 새해, 울산HD의 강력한 러브콜로 전격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일 스포츠서울은 울산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 말을 빌려 “이청용(36)은 이날 울산과 새로운 계약서에 서명했다. 선수 황혼기를 보내는 그는 ‘울산맨’으로 남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계약 배경에는 김판곤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가 있었다고도 귀띔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이제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변함없는 기량과 함께 팀의 정신적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이번 겨울, 울산은 여러 베테랑 선수들과 이별하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섰지만, 이청용만큼은 예외였다. 그의 존재감과 리더십은 팀의 재정비 과정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자산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20년, 이청용은 11년간 이어온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울산을 통해 K리그로 돌아왔다. 복귀 후 그는 ‘축구 도사’라는 별명답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팬들과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2022년에는 홍 감독 체제 아래 울산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팀을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홍 감독은 공격포인트가 적은 이청용을 논란 속에서도 그해 K리그 최우수 선수 후보로 내세웠고, 이청용이 최종 수상자가 됐다. 실제 이청용은 홍 감독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지난해에는 주장직을 후배에게 물려줬지만 여전히 팀의 정신적 리더 역할을 수행하며 후배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울산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 데 그의 헌신이 큰 힘이 됐다.
또 매체에 따르면 올해 초, 이청용은 팀의 비전과 관련해 구단과 의견 차이를 보이며 그의 거취에 대한 의문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팀에 헌신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며 팀의 화합을 이끌어갔다.
특히 지난여름, 홍 감독이 A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자리를 비운 뒤 새로 부임한 김 감독도 이청용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란스러웠던 팀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데 중심 역할을 하며, 울산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났다. 지난해 11월 1일 강원FC와의 36라운드 홈경기에서는 주민규의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렇듯 울산의 제2 전성기를 이끌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이청용은 다가오는 시즌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리그 4연패와 클럽월드컵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 울산은 이청용과의 동행을 통해 팀의 성과뿐만 아니라 선수단 내외적으로 큰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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