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난 도움을 주지 못했다.”
또 한 번의 소방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지만, 대한항공과 동행은 여기까지였다. 러시아 출신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가 다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막심은 올 시즌 초반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막심은 지난 시즌에도 OK금융그룹(現 OK저축은행)과 챔피언결정전에 대체 외인으로 합류해 3경기 53점을 올렸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한항공의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에 기여했다.
요스바니가 우측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로 출전이 어려워지자, 대한항공은 막심에게 다시 한번 ‘SOS’를 청했다. 막심은 대한항공의 부름에 단번에 달려왔다. 요스바니의 일시 대체 선수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막심은 기자에게 “대한항공에서 오퍼가 왔을 때 행복했다. 난 내가 대체 외국인 선수라는 걸 인지하고 왔다. 언제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했었다.
막심은 오자마자 팀의 연승 행진에 기여했다. 2라운드 141점 공격 성공률 52.23%를 기록했다. 대한항공도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정상 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3라운드 6경기 135점 공격 성공률 43.75%로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3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는 5점 공격 성공률 20%에 그쳤다. 대한항공도 3승 3패로 힘을 내지 못했고, 결국 2024년 마지막 날 막심이 아닌 요스바니를 후반기 출전 선수로 정했다.
2일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막심은 “대한항공을 떠나야 하기에 당연히 슬프고 아쉽다. 그러나 대한항공에 올 때 대체선수임을 알고 왔다.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 같이 있는 시간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기는 순간도, 지는 순간의 감정도 선수들과 함께 공유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하지만 마지막 순간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해 아쉽다. 좋은 경기력을 보인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내 공격력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날이 많았다. 최대한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막판 활약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12경기를 함께 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진심을 보였다.
요스바니에게도 덕담을 건넸다. 요스바니는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다. 막심은 이전에도 요스바니를 향해 “이전부터 요스바니와는 알고 지낸 사이다. 만나면 항상 몸 상태에 대해 물어보고 서로를 응원한다”라고 했었다.
막심은 “대한항공과 연장 계약에 실패한 후 요스바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요스바니가 팀에 돌아오기 위해 준비를 잘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요스바니는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선수다. 또 경기장에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불가리아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등록명 그로즈다노프)를 대신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막심은 “지금도 몸 상태는 좋다. 에이전트와 다음 행선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지만, 곧 기사를 통해 내 소식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대한항공에 행운이 가득하고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원하겠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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