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일을 존경하게 됐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에게서 이런 코멘트가 나왔다. 대상자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32). 김도영은 지난달 말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공개된 ‘우승 코멘터리’를 통해 네일의 한국시리즈 4차전 6회말 등판을 지켜보며 했던 얘기다.
이미 알려진대로, 당시 네일은 6회말 등판이 어렵다고 정재훈 투수코치에게 얘기했다. 5회까지 완급조절을 거의 배제하고 전력으로만 투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코치도 그걸 알면서도 1~2타자를 더 상대해주길 요청했다. 매끄러운 불펜 운영을 위해서였다. 그러자 네일도 받아들였고,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김도영은 외국인선수가 팀을 상대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에 감명을 받아 존경이란 단어를 꺼냈다. 흥미로운 건 불펜투수 곽도규 역시 네일의 1차전 투구를 바라보며 존경스럽다고 했다는 점이다. 미리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모든 KIA 사람은 알고 있었다. 팀 KIA를 향한 네일의 진심을.
네일은 8월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 관절이 완전히 부러졌다. 시즌 아웃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삶이 걱정될 정도의 매우 큰 부상이었다. 기적처럼 돌아온 네일은, 어떻게든 KIA의 한국시리즈만 바라보고 있었다. 네일 역시 부상 당시 구단과 동료의 뜨거운 마음을 알고 있었다.
즉, KIA와 네일은 이심전심이었다. 네일은 180만 달러라는 최고대우로 올해도 KIA와 동행한다. 올해 네일은 진정한 풀타임 시즌을 준비한다. 사실, 네일은 시즌 초반에 비해 기온이 올라간 6월 이후 다소 고전한 측면이 있었다. 주무기 스위퍼와 투심의 궤적이 타자들에게 읽혀 파울 커트를 제법 당했다. 6~7월 평균자책점이 4.40, 4,33이었다.
워낙 영리하다. 대량실점을 최소화하는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였다. 8월에 다시 5경기서 0.70을 찍었다. 단, 긴 이닝을 압도적으로 지워나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26경기서 퀄리티스타트 13차례, 149.1이닝을 소화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과 4차전 호투는 물론 네일의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지만, 부상 이후 충분히 쉬면서 에너지 충전이 된 측면도 있었다.
때문에 올해 네일이 부상 없이 9월까지 풀타임을 소화한 성적이, 진짜 네일의 경쟁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네일도 KBO리그 타자들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9개 구단 타자들도 네일을 알고 준비한다. 리그에 투심과 스위퍼를 구사하는 투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타자들이 반격할 시기도 됐다. 영리한 네일이 어떻게 역이용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올해 10개 구단의 외국인투수 라인업이 화려하다. 각 구단 신입 외국인투수들이 심상찮다는 얘기가 들린다. 네일이 19명의 외국인투수 중에서 NO.1임을 입증할 수 있을까. 작년의 1인자는 결국 카일 하트였다. 그러나 하트는 KBO리그를 1년만에 떠났다. 올해 네일이 스스로 1인자임을 증명하면 KIA의 통합 2연패는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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