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투수’ 양현종(37, KIA 타이거즈)이 ‘이닝 관리’의 원년을 맞이한다. 시즌 170이닝을 굳이 채우지 않더라도, 양현종이라면 충분히 송진우에게 달려갈 수 있다.
KIA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 지난 시즌 중부터 양현종과 이닝 관리와 관련된 얘기를 해왔다고 털어놨다. 양현종을 두고 “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가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양현종이 무리하게 시즌 170이닝을 채울 필요가 없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견해다. 어느덧 양현종도 30대 후반이다. 철저한 자기관리, 루틴 유지의 대명사지만,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들어섰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미국 무대에 도전한 2021시즌을 제외하고 작년까지 무려 10시즌 연속 170이닝을 넘겼다. 작년 171⅓이닝도 리그 5위이자 토종 투수 중에선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173⅓이닝)에 이어 2위였다.
이범호 감독은 구체적인 이닝 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양현종이 규정이닝을 조금 넘기는 수준으로만 던져줘도 충분하다는 생각인 듯하다. 현대야구가 불펜의 중요성이 커졌고, 선발투수가 귀한 특성도 있긴 하다. 어쨌든 리그에 150이닝 이상 던지는 투수도 많지 않다. 작년만 해도 15명밖에 없었다.
양현종은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않지만, 내심 송진우의 210승과 3003이닝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그걸 의식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이미 탈삼진은 2076개로 송진우의 2048개를 넘어 통산 1위에 오른 상태다.
양현종은 작년까지 통산 179승, 2503⅔이닝을 소화했다. 31승, 499⅓이닝을 채우면 된다. 앞으로 150이닝씩 4년을 반복하면 여유 있게 넘어선다. 4년간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간다면? 양현종이라면 31승이 가능해 보인다. 이범호 감독의 뜻대로 이닝 부담을 줄이고 관리를 받으면서 3~4년 더 뛰면 송진우 추월은 문제 없을 듯하다.
이범호 감독에 따르면 양현종도 자신의 뜻을 이해하고 따르기로 했다. 그 누구보다 타이거즈 로열티가 대단히 높은 선수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4년 103억원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어차피 KIA와 다시 계약할 선수다. KIA가 올 시즌 후 FA를 최대 6명까지 배출하지만, 양현종을 놓칠 가능성은 제로다.
결국 양현종이 지금까지 보여준 최고의 장점, 건강과 내구성을 3~4년간 더 보여주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리그에 변형 패스트볼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만, 양현종은 여전히 포심의 위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로 유명하다. 해외 개인훈련, 미국 최첨단 사설 센터에서의 훈련이 붐이지만, 양현종은 지금까지 지켜온 자신의 루틴대로 간다. 양현종은 양현종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양현종을 의심하는 사람은 단 1명도 없다.
양현종의 의미있는 2025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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