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섹시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KIA 타이거즈 우완 셋업맨 전상현(29)이 2024년 통합우승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메시지다. 전상현은 언젠가부터 ‘섹시 투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야구를 잘 하니 팬들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면 양현종이 크게 웃는 모습도 보인다.
전상현은 2024시즌 66경기서 10승5패7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2016년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 가장 많은 이닝(66이닝)을 소화했다. 2.15를 찍은 2023시즌보다 평균자책점은 올랐지만, 실질적으로 팀 공헌도는 가장 높았다.
과거 전상현은 어깨와 팔꿈치에 이슈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부상 없이 건강하게 활약했다. 지난 시즌 도중엔 절친한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 김원중의 도움으로 포크볼을 업그레이드했다. 본래 포크볼을 구사했지만, 주무기 슬라이더가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자 일종의 역발상을 한 게 대박을 터트렸다.
포크볼을 정비하면서 KIA 불펜이 최대의 위기를 넘겼다고 해도 무방하다.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통증으로 잠시 쉰 기간에 임시 마무리를 훌륭하게 소화했고, 이후에도 8회 메인 셋업맨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주자를 내보내도 실점을 억제하는 능력은 리그 최상급이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서 홈런 두 방을 맞은 게 옥에 티이긴 했다. 그러나 서스펜디드를 통해 사흘간 열린 1차전서 6회초 최대위기를 벗어나는데 전상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때문에 한국시리즈서도 공헌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2025년이다. 시즌은 사실상 시작됐다. 올해 KIA 불펜은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난 반면, 조상우가 트레이드로 입단했다. 불펜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쌓은 조상우가 셋업맨으로 뛰면 전상현과의 시너지가 중요하다. 조상우가 슬라이더를 즐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크볼이 좋은 전상현과 조화가 좋을 수 있다.
전상현은 올해도 7~8회 셋업맨이 유력하다. 그동안 정해영이 연투를 하면 전상현이 임시 마무리를 맡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올해는 오히려 그 역할을 조상우가 많이 할 수도 있다. 전상현으로선 부담을 좀 더 덜어내고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전상현이 업그레이드한 포크볼로 풀타임을 버티면, 성적이 궁금한 게 사실이다. 통산 84홀드의 전상현이 올해 100홀드를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 KIA의 편안한 저녁 9시 야구에 올해도 전상현의 중요성, 비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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