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 그는 진짜 배구 천재인가?
고희진 감독이 지휘하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전반기는 아름다웠다.
정관장은 8연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는 구단 역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정관장은 2008-2009시즌에 8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전신인 KT&G 시절 2009년 2월 15일(3라운드 흥국생명전)부터 2009년 3월 15일(7라운드 흥국생명전)까지 8연승을 일궈냈다. 박삼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헝가리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나기 마리안(등록명 마리안)이 있었다. 무려 5770일 만에 8연승에 성공했다.
정관장은 승점 34(12승 6패)로 3위 자리를 지켰다. 1위 흥국생명(15승 3패 승점 43), 2위 현대건설(13승 5패 승점 41)과 승점 차도 좁혔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후반기 대반격도 기대해 볼 만하다.
정관장이 순항하는 데 있어 많은 선수가 제 역할을 했다. 3라운드 MVP인 인도네시아 출신 아시아쿼터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를 비롯해 캡틴 세터 염혜선,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듀오 박은진-정호영, 베테랑 표승주-노란 등이 힘을 냈다. 신은지-정수지-안예림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선수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바로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다. 부키리치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정관장 팬들로서는 상상도 하기 싫을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원래 부키리치의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 세르비아 대표팀에서는 물론,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도 부키리치의 포지션은 아포짓이었다. 그러나 고희진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메가와 포지션이 겹치는 부키리치를 택했다. 일단 부키리치는 17살 때까지, 리시브 훈련을 쭉 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부키리치가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때리는 공격의 효율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리시브의 불안감을 공격력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부키리치도 비시즌 맹훈련을 했다. 동료들의 도움 속에 10대 시절 감을 찾아갔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우려가 컸지만, 고희진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부키리치는 올 시즌 18경기에 나와 397점 공격 성공률 42.24% 세트당 서브 0.417개 리시브 효율 34.48%로 맹활약 중이다. 공격 성공률 3위, 득점-서브 4위에 자리하고 있다. 공격력은 기대만큼 해주고 있다.
놀라운 건 역시 리시브 효율. 부키리치의 리시브 순위는 7위다. ’24억 이적생’ 도로공사 강소휘(32.04%), IBK기업은행 캡틴 황민경(32.07%)보다도 효율이 높다. 리시브 시도가 적었냐. 그것도 아니다. 부키리치는 전반기 348회 리시브를 시도했다. 황민경(343회), IBK기업은행 주전 리베로 김채원(311회), 흥국생명 김연경(280회)보다도 많은 횟수다. TOP 10 안에 든 선수 중에서 부키리치보다 리시브를 많이 받은 선수는 강소휘(465회), 페퍼저축은행 한다혜(361회), GS칼텍스 한수진(356회) 뿐이다.
뭔가 엉성한 자세 속에서 안정적인 리시브를 보여주고 있다. 세터 염혜선이 편안하게 공을 올릴 수 있게 정확한 공 배달을 하고 있다.
시즌 개막 직후 표승주는 “천재성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정말 잘한다. 리시브 받는 걸 오랜만에 하는 선수인데, 하는 걸 보면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고희진 감독도 “부키리치 리시브는 합격이다. 자신에게 오는 공은 편안하게 받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정관장은 최근 부키리치의 포지션을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경했다. 이제는 ‘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도 잘 어울린다. 부키리치는 “너무 완벽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 그냥 세터에게 올려 두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정관장은 세르비아 배구 천재와 함께 후반기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팀 최다 9연승, 10연승에 도전한다. 정관장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오는 10일 GS칼텍스와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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