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통해 4선에 도전해 축구 팬들의 거센 반발에 휩싸인 가운데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심정을 직접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스포츠조선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지금껏 밝히지 않았던 이야기에 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해당 인터뷰는 2일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정 회장은 “가장 많이 걱정해 주신 것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정부 지침과 달리 축구협회장에 출마하는 것이 사업하는 데 있어서나 개인 신상에 있어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4선에) 도전하기 직전에 시도협회관계자, 원로, 스폰서 등과 많이 상의했다. 어떤 선택이 과연 한국 축구에 더 좋은지 조언을 많이 구했다. 천안축구종합센터나 디비전 시스템(1~7부 리그 승강제)이 안착된 것이 아니라 자칫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 부분이 걱정됐다”라며 4선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천안축구센터는 한창 공사 중이다. 천안시에서 2000억 원을 직접 투자했다. 우리의 자금도 700억 정도 들어갔다. 여름까지는 완성시킬 수 있는 단계다. 잘 완성시키고 운영하는 것이 우리 축구 발전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천안에 방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회장도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고 받았다. 이러한 모델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모범이 된다. 이런 아이디어를 수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디비전 시스템은 아직 안착되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얘기를 하고 있다. 2027년에 2~3부를 연결하려고 한다. 이후 4부, 5부를 연결시켜야 하는 중요한 문제도 있다. (한 번 더 한다면) 내 임기 중에는 확실히 안정을 시키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팬들의 야유와 반발에 관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었다”라면서도 “나 역시 사람인지라 이러한 평가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미진한 부분이 있으니 비난받고 야유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깊이 고민해 왔다. 가슴 한편엔 답답한 마음이 늘 있었다. 내가 처분을 받거나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이 경기장에까지 이어져 선수들이나 감독에게 영향을 줄 때는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이러한 평가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도 반성하고 성찰하는 기회가 됐기에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라고 했다.
특히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에 관해 전력강화위원회 전면 재편이라는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의 철학을 강조하면서도 은근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전력강화위원회나 인사는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그 과정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중간 과정이 계속 공개됐던 것이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돼 국감, 문체부 감사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라며 “문체부 경우 감사실에서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내가 너무 오지랖 넓게 많이 관여했다고 했고 산하의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내가 업무태만 했다고 하는데”라고 말을 흐리며 답답한 심정을 비췄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과정이 밖으로 알려져서 그렇지만 규정이나 세상이 돌아가는 데 있어서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선거에 뛰어든 허정무 이사장과 신문선 교수와 관련해선 “허정무 감독님은 남아공에서 첫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끄신 상당히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이 된다. 축구협회에도 같이 일해 어느 정도 행정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부분이 있을 거다. 신문선 교수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해설가로 활동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두 번은 사실상 추대된 것과 마찬가지다. 선거를 하니까 찬 바람 불듯 정신이 바짝 들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선거도 결국엔 표를 가지신 분에게 아이디어 경쟁을 하는 것이다. 경쟁은 상당히 중요하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긍정적”이라고 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열린 선거 공약 발표에서 2031년 아시안컵과 203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시 정 회장은 ‘신뢰회복·국제 경쟁력 강화·축구산업과 저변 확대’를 위한 12가지 공약을 제시하며 “국민소통을 확대해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축구 산업을 발전시키고 축구 저변을 넓혀가겠다”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12개 공약 중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건 아시안컵과 여자 월드컵 유치다.
한국은 2022년과 2023년 아시안컵 유치에 나섰으나 카타르에 패했다.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제2회 대회를 치른 뒤 63년 만에 다시 안방에서 대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에도 유치전에서 완패했다.
정 회장은 “(2031년 대회 유치는) 굉장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라며 “중국은 (2023년 대회 개최권을 신종 코로나19 때문에 반납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일본도 관심을 안 가지고 있다. AFC가 조금만 지원한다면 한국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명보 남자 축구 대표팀 선임 과정에서 터진 공정성 논란 이후 축구 팬들을 격분하게 한 감독 선임 방식도 재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들의 역량이다. 토의 과정이 공개된 건 문제였다”라며 “물론 사후에는 (토의 과정을) 다 공개해야겠지만 그 과정에서는 좋은 의원들이 심층적으로 연구한다면 충분히 좋은 감독 선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각급 대표팀은 공모를 통해서 뽑는 방안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 회장이 내세운 방안은 다음과 같다.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시도협회 지역 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트라이아웃 개최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유소년·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및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 강화 및 인재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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