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한화 이글스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정들었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떠나 베이스볼드림파크 시대를 맞이하는 것.
1964년 건립된 대전 구장은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부터 지난해까지 대전 야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초 한밭종합운동장 야구장이란 이름을 사용했지만 2015년 한화생명이 명명권을 구매하며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대전 구장은 시설 노후화, 적은 좌석 등으로 아쉬움을 샀다. 대전시는 2018년부터 ‘베이스볼드림파크’ 건립 작업에 들어갔고, 2023년 첫 삽을 떴다. 현재 베이스볼드림파크는 대부분의 공정을 마친 상태이며 2~3월 중으로 완공 예정이다.
베이스볼드림파크는 비대칭 그라운드로 지어졌다. 오각형 외야 펜스가 도입됐고 우측 펜스에는 8m 높이의 ‘몬스터 월’이 들어섰다. 불펜도 복층형으로 구성되고 관중석 최상단에는 인피니티풀이 자리한다. 한화는 대전시와 신축구장 사용·수익계약을 체결했다. 대전시에 총 486억 원을 지불하고 구장 사용권, 네이밍라이츠(명명권), 광고권 등의 수익권을 가져왔다. 또한 2049년까지 25년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신구장 시대에 앞서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보강했다. 한화는 2022시즌을 마친 후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원에 데려왔다. 또한 이태양과 4년 25억원, 오선진과 1+1년 4억원, 장시환과 3년 9억 3000만원, 이명기와 1년 1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2023시즌 후에도 안치홍과 4+2년 72억원에 사인했고, ‘괴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의 초대형 계약으로 방점을 찍었다.
한화의 광폭 행보는 계속됐다. 한화는 2024년을 66승 2무 76패 8위로 마무리했다. 시즌을 마친 뒤 심우준을 4년 총액 50억원에 영입, 이번 스토브리그 1호 이적 계약을 따냈다. 우완 사이드암 엄상백도 4년 총액 78억원을 주고 품에 안았다. 2022시즌 이후 한화가 FA 시장에 쓴 돈만 무려 507억 3000만원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선수단 보강과 함께 신구장 효과를 제대로 누리겠다는 것. 한화는 새 시즌부터 사용할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I)와 유니폼도 공개했다. 새로운 BI를 공개하며 한화는 “2025년 한화 이글스는 창단 40주년을 맞아 신규 BI 및 신축구장 런칭 등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한화 이글스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래를 함께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재가 정착된 후 홈구장을 옮긴 사례는 지금까지 세 번 나왔다. 2016년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와 삼성 라이온즈, 2019년 NC 다이노스다. 세 팀 중 키움과 NC는 홈구장 이전 후 순위가 상승했고, 삼성은 하락했다.
키움은 2015년까지 목동 야구장을 사용했고, 2016년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사했다. 2015년 78승 1무 65패로 4위를 기록한 키움은, 고척돔 입성 첫 해 77승 1무 66패 3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키움은 2015년이 끝난 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이 KT 위즈, 손승락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시즌 전 최약체라는 평이 다수였지만 선수단이 똘똘 뭉치며 고척돔에서 만족스러운 출발을 보였다.
NC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NC는 2018년까지 마산 야구장을 홈으로 썼고, 2019년부터 창원 NC 파크에 자리를 잡았다. NC는 2018시즌 동안 58승 1무 85패를 기록, 10위로 창단 최악의 성적을 썼다. 스토브리그에서 양의지를 4년 총액 125억 원으로 붙잡았고, 신구장 입성과 함께 73승 2무 69패 5위로 도약했다. 그리고 2020년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엔팍’ 시대를 열었다.
삼성은 새 구장에 입성하고 유일하게 성적이 떨어졌다. 삼성은 창단 후 2015년까지 대구시민야구장을 홈으로 썼다. 2015년 삼성은 88승 56패로 정규시즌 1위를 기록했지만, 두산 베어스에 밀려 한국시리즈에서 패했다. 통합 5연패에 실패한 뒤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선수들의 노쇠화와 통합 4연패 후유증에 시달리며 65승 1무 78패 9위에 그쳤다.
한화는 신구장에서 어떤 성적을 남길까. 첫 공식전은 오는 3월 28일 열릴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다. 확실한 건 한화는 2025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제 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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