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엔 없는 전력이라고 생각해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 이의리(23)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6월에 복귀할 예정이라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진정한 복귀 원년은 2026년이라고 했다. 올해는 마운드에서 건강하게 공을 던지고, 다시 아프지 않다는 걸 확인하기만 해도 괜찮다고 했다.
이의리는 그와 별개로 재활에 쭉쭉 속도를 올린다는 후문이다. 약 2주전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재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11월 말~12월 초의 버전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미 7~80%의 위력으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의리는 박창민 트레이닝 총괄코치와 매일 아침 9시40분부터 14시까지 함께 한다면서, 특별히 감사함을 표했다. 박창민 코치는 곧 100% 컨디션으로 올라갈 것이라면서, 이의리에게 용기를 심어주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구단의 예상보다 재활 속도가 다소 빠른 듯하다.
그러나 감독 입장에서 큰 수술에서 회복하는 선수의 경기력은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게 맞다. 이범호 감독은 이미 특별관리를 계획 중이다. 이의리가 여름에 돌아오면 투구수를 천천히 올리게 하는 것은 당연하고, 몇 차례 등판 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휴식을 줬다가 다시 1군에 등록할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이범호 감독의 이런 보수적인 관점이 과하지 않은 건, 2022년 박종훈과 문승원의 사례로 어느 정도 확인된다. 두 사람은 2021년 5월까지 투구하다 6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2022년 7월10일(문승원)과 7월31일(박종훈)에 각각 돌아왔다. 그러나 2022시즌에는 성적을 떠나 구위가 예전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투수가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아도 감각을 완전히 되찾는데 시간이 걸린다”라고 한 적이 있다. 하물며 팔꿈치 인대를 갈아 끼우는 건 작은 수술이 아니다. 근래 토미 존 수술이 대중화되고, 성공 사례가 실패 사례보다 많지만, 재활 이후 행보는 전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구단이 이의리를 올해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기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유다.
특히 이의리는 파이어볼러다. 스피드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수술 후 더 빨라진 사례도 있었고, 더 느려진 사례도 있었다. 아무래도 이의리가 아직 젊다 보니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시선이 많은 건 사실이다. 갸티비를 통해 충실히 재활하는 모습을 본 KIA팬들도 안심하고 있다.
그래도 KIA로선 이의리가 여름 어느 시점에 복귀한 뒤 다시 아픈 게 최악이다. 일단 돌아오면 성적을 떠나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기만 해도 성공이다.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의 성공적 복귀, 황동하 혹은 김도현의 풀타임 선발 안착, 신인 김태형의 백업 선발 기용 등 이미 이의리의 공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이의리가 올 시즌 잘하면, 그것은 보너스로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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