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오래 쉬면 안된다”
KIA 타이거즈의 ‘해결사’ 최형우(41)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계속되는 활약의 비결을 털어 놓았다. 비결은 남다른 성실함이다.
2024년 최형우는 변치 않는 소나무 같은 성적을 남겼다. 116경기에 출전해 425타수 119안타 22홈런 67득점 109타점 타율 0.280 출루율 0.361 장타율 0.499 OPS 0.860으로 펄펄 날았다. 전반기에만 무려 73타점을 쓸어 담으며 타점 1위를 달렸다. 후반기 살짝 주춤하며 타점왕을 오스틴 딘(LG 트윈스)에 넘겨줬지만, 김도영과 함께 리그 타점 공동 7위에 올랐다. 2011년(118타점), 2014년(100타점), 2015년(123타점), 2016년(114타점), 2017년(120타점), 2018년(103타점), 202년(115타점)에 이어 통산 8번째 100타점 시즌 또한 만들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리그 최고령의 역사를 여러 번 갈아치웠다.
먼저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7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최형우는 기자단 투표 전체 21표 중 19표를 득표, 40세 6개월 20일의 나이로 미스터 올스타에 올랐다. 2011년 ‘적토마’ 이병규(당시 LG 트윈스, 36세 9개월 11일)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최고령 올스타 기록을 다시 썼다.
당시 최형우는 “마지막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큰 상을 받게 됐다”라면서 “MVP(미스터 올스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받아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후배들도 나이 들어서 할 수 있다는 걸 느낀다면 좋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15타수 5안타 1홈런 3득점 4타점 타율 0.333 출루율 0.412 장타율 0.600 OPS 1.012로 맹활약했다.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야수 출장, 타점, 홈런 기록을 깼다.
최고령 골든글러브 기록 역시 최형우의 몫이었다. 최형우는 지난달 13일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총 288표 중 137표(득표율 47.6%)를 득표, 강백호(kt wiz·91표·36.6%)와 김재환(두산 베어스·60표·20.8%)을 제치고 황금 장갑을 손에 넣었다. 게다가 2022년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40세 5개월 18일)이 갖고 있던 최고령 골든글러브 기록 역시 40세 11개월 27일로 넘어섰다.
최형우는 “우리나라가 많이 힘들다. 그래도 야구팬분들은 선수들 플레이할 때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묵직한 수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최형우는 현재 운동 중이며 내년 1월 3일 괌으로 자체 전지훈련을 떠난다고 했다. 최형우는 “(지금도) 운동하고 있다. 나이가 드니까 오래 쉬면 안 된다. 그러면 다시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 그냥 조금씩이라도 계속 해놔야 이게 유지가 되더라”라고 밝혔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작년 10월 28일 KIA가 7-5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지금까지 강행군을 펼쳐온 만큼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최형우는 ‘자기관리’를 택했다. 각종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운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최형우는 “(깨달은 지) 한 4년 됐다. 작년에도 쇄골 다치고 5개월 쉬었는데 몸 만드는 데 거의 3~4개월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각고의 노력에도 남은 야구 인생이 많지 않음을 직감하고 있다. 최형우는 “일단 내년이 마지막이다. 항상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다”라면서 “야구에 크게 아쉬움이 없다. ‘야구를 열심히 안 한다’라는 게 아니고, 저는 어느 정도 만족을 한다. (만족을 한 지) 몇 년 됐는데, 제가 살아온 야구 인생을 좋아한다. 그래서 앞으로 즐기면서 지금도 하고 있다. 매년 지금이 마지막이라 생각한다. 안 되면 그만하고 잘 되면 더 하고 이런 식”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야구 인생의 황혼기다. 최형우는 ‘마지막’을 말했지만, 지금과 같은 노력이 이어진다면 타이거즈의 해결사는 오래도록 최형우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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