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밝았다. 올해야말로 14년간 이어진 양의지(NC 다이노스)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독주 체재가 깨질까. 강민호는 경쟁자로 박동원(LG 트윈스)과 김형준(NC 다이노스)을 언급했다.
강민호는 지난달 13일 2024시즌 KBO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총 288표 중 191표를 득표, 득표율 66.3%로 대부분의 표심을 휩쓸었다. 대항마 박동원은 89표(30.9%)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어 장성우가 5표(1.7%), 김형준, 이지영(SSG 랜더스), 최재훈(한화 이글스)가 각각 1표(0.3%)씩을 받았다.
표심은 갈렸지만 성적은 엇비슷했다. 강민호는 136경기 403타수 122안타 19홈런 48득점 77타점 타율 0.303 출루율 0.365 장타율 0.496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130경기 434타수 118안타 20홈런 58득점 80타점 타율 0.272 출루율 0.349 장타율 0.461의 성적을 남겼다.
이번 수상으로 강민호는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08년 처음으로 황금 장갑을 손에 넣은 강민호는 2011~2013년, 2017년, 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최고의 포수로 선정됐다. 김동수(전 히어로즈·7개)와 함께 포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포수 골든글러브 1위의 주인공은 양의지다. 양의지는 2014~2016년, 2018~2020년, 2022~2023년까지 총 8차례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양의지는 작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 119경기 430타수 135안타 17홈런 57득점 94타점 타율 0.314 출루율 0.379 장타율 0.479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시즌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골든글러브 후보에 들지 못했다. 양의지는 포수로 수비 608⅓이닝, 지명타자로 161타석을 소화했다. 포수 부문 후보에 들려면 72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했다. 지명타자 후보로 나서려면 최소 297타석을 채워야 했다. 모두 기준에 들지 못하며 2024년 양의지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한 차례 쉬어갔다.
하지만 ‘양강’체제는 이어졌다. 2011년 이후 강민호와 양의지는 서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나눠 가졌다. 내로라하는 포수들이 경쟁에 참여했지만 두 국가대표 포수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2010년 조인성(LG 트윈스)을 마지막으로 다른 포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동원이 이들의 아성을 넘보기 시작했다. 박동원은 이전까지 일발 장타력은 확실하지만 정확성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2024년에는 타율 0.272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고 홈런도 20홈런을 때려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난 뒤 강민호는 “(양)의지랑 저 말고는 포수의 성장이 KBO에서 더뎠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박동원이 많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라며 흡족하게 후배의 성장을 돌아봤다.
젊은 포수 중에서는 김형준을 언급했다. 강민호는 “그 밑에 김형준 선수나 좋은 포수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 포수 선배로서는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김형준은 지난 시즌 성장통을 겪었다. 119경기에 출전해 354타수 69안타 17홈런 39득점 50타점 타율 0.195 출루율 0.285 장타율 0.373의 성적을 썼다. 한 시즌 최다 출전, 최다 안타, 최다 홈런, 최다 득점, 최다 타점 등 대부분의 누적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썼다. 하지만 타율에서 알 수 있듯 공을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포수 마스크를 쓰며 달라진 위상을 증명했다. 박동원과 김형준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 한국의 안방을 지켰다. 무엇보다 박동원은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김형준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포수는 대표적인 대기만성 포지션이다. 경험이 없다면 대성할 수 없다. 2010년 1군에 데뷔한 박동원은 마침내 과실을 맺고 있다. 김형준은 젊은 나이에도 누구보다 많은 큰 경기 경험을 보유,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2025년 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양강체제의 지속일까, 새 얼굴의 출현일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2025시즌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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