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키 큰 선수로서는 어렵다”
2024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든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ABS) 변화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2024년 제6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ABS 스트라이크 존을 하향 조정했다. KBO는 “선수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했고, 상단 스트라이크존 조정이 필요하다는 다수의 의견에 대해 검토를 진행했다”라면서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ABS를 도입하며 KBO는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27.64% 위치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 신장 180cm인 선수 기준으로 약 1cm의 변동이 생긴다.
KBO는 “이는 지속적으로 시즌 중 진행되어 온 전문가 TF 회의, 선수, 감독, 현장 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 보다 ABS 존이 높게 형성되는 부분을 조정 반영하는 동시에 현재 리그의 타고투저 성향과 급격한 조정으로 추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ABS 존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구자욱은 적지 않은 변화라고 답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129경기 493타수 169안타 33홈런 92득점 115타점 타율 0.343 출루율 0.417 장타율 0.627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 1.044) 2위, 장타율 3위, 타율·타점·출루율 4위, 홈런 5위, 최다 안타 8위, 득점 공동 10위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 결과 지난 13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표면적인 성적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삼진 비율이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삼진 비율 12.9%를 기록했다. 역대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2022년 19.0%에 달했던 구자욱의 삼진 비율은 작년 작년 15.7%, 올해 12.9%로 급감했다. 12.9%는 구자욱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ABS의 도입으로 많은 선수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렸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3년 전체 타자들의 삼진 비율은 17.7%를 기록했다. ABS가 도입된 2024년은 18.9%로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삼진 비율이 늘어났지만, 구자욱은 ABS 존에 완벽 적응하며 자신의 성적을 끌어올렸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는 최고 타자에게도 큰 압박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난 뒤 구자욱은 “다시 적응을 해야한다”라면서 “사실 1cm 차이도 엄청 크다”라고 난색을 표했다.
KBO에 따르면 이번 변화로 전체 투구 판정 중 1.2%의 비율이 변한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자욱은 올 시즌 총 2157개의 공을 봤다. 이 중 1.2%는 25.9개에 달한다. 공 하나에 승부가 오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수치다.
구자욱은 “위에 공을 잘 골라내야 하고, 낮은 공을 또 골라내야 한다. 키 큰 선수로서는 어렵다”라면서도 “잘 적응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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