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포옛(57)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의 기회를 놓친 후 전북 현대의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며 “운명”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한국행 의미를 되새겼다. 30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옛 감독은 “그렇다. 난 가끔 운명을 믿는다”며 자신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유력한 외국인 후보로 거론되었고, 당시 대한축구협회와의 면접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불과 반년 뒤 전북의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되며, 팬들과 언론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 현대는 K리그에서 최다 9회 우승을 기록한 전통의 강호지만,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10위에 머물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리는 부진을 겪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북은 김두현 감독과 결별하고 포옛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전북에서 즐겁게 생활하겠다. 열심히 일하겠다. 벌써 행복하다”고 강조하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은 전북을 재건하고 챔피언으로 복귀시키는 중책을 맡게 되었으며, 그의 풍부한 경력은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덜랜드,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베티스, 프랑스 리그1의 보르도를 지휘한 경험을 가진 그는 K리그 역사상 최고 수준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평가받고 있다.
팬들은 그가 다음 시즌 전북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길 바라지만, 포옛 감독은 당장 우승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가 보여주고픈 축구는 공격적인 축구가 될 것이다”라고만 언급하며 구체적인 목표는 내년 6월이 되어야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겨울 전지훈련에서 “서로에 대해 배우고 습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들이 서로를 이해해야 전술을 짜고 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 목표는 순위를 ‘드라마틱’하게 높이는 것”이라며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참석자들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포옛 감독은 이 자리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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