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조용했던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입장을 밝혔다. 현역 선수들은 사전투표 도입을 요구하며 투표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선수협은 전지훈련으로 인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선수들과 선거 당일 부재중인 선거인단을 위해 사전투표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전통적으로 현장 투표로만 진행돼왔다. 내달 8일 치러질 예정인 제55대 회장 선거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K리그 선수들이 대부분 동계 전지훈련을 떠나는 시점과 겹쳐 선거 참여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사전투표 도입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투표는 이미 공직선거 등에서 검증된 방식”이라며 “선수들이 전지훈련이나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요구는 일부 후보들에게도 공감을 얻고 있다. 허정무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194명 중 43명이 배정된 K리그 구단 소속 감독과 선수들 상당수가 선거일에 해외 전지훈련이 예정돼 있다”며 “이들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전투표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사전투표 도입을 거부했다. 지난 26일 발표된 공식 입장에 따르면 선거위는 비밀투표 보장 어려움과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상급 기구들의 오프라인 직접 투표 방식을 근거로 들며 사전투표 도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현역 선수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회장 선거는 정몽규 현 회장,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 간의 삼파전으로 치러진다. 정몽규 회장은 연임을 목표로 안정적인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으며, 허정무 후보는 축구계 개혁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신문선 교수는 스포츠 기록 분석과 데이터 기반의 투명한 운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허정무 후보는 선수들의 선거권 보장을 주요 이슈로 삼으며 선수협과 뜻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몽규 회장은 현 체제를 유지하며 국제 기구 기준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사전투표 논란은 단순히 선거 방식 문제를 넘어 축구계 내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투표권 행사가 제한되는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축구협회 결정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는 물론, 향후 축구계 운영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 요구가 향후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혹은 이번 선거 이후에도 기존 투표 방식이 유지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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