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대표팀 안세영의 작심 발언이 통했다.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요구했던 비국가대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이 가능해졌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10월 31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결과에 따른 25개의 개선 요구 사항 중 16건은 협회가 이행했고, 6건은 개선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나머지 3건은 이의 신청이 진행 중이다.
문체부는 안세영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협회의 운영 전반과 국가대표 관리 실태, 보조사업 수행 현황 등을 철저히 조사했다. 문체부는 지난 10월 협회 조사 브리핑에서 2개월 이내 개선 조치 완료를 요구했고, 이의가 있을 경우 1개월 내에 신청하라는 방침을 제시했다.
협회는 해당 조치에 따라 국제대회 출전 규제를 폐지했다. 이전에는 국가대표 활동 5년 이상, 남자 28세·여자 27세 이상의 선수만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이러한 제한이 모두 사라져 누구나 출전할 수 있다. 또한 국가대표 선수가 자비로 해외 리그나 초청 경기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제한도 폐지됐다.
복식 국가대표 선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평가 위원의 주관적 점수가 30% 반영됐지만, 이 점수 반영을 삭제했다. 선발 기준은 세계 랭킹 단식 16위, 복식 8위에서 단식 24위, 복식 12위로 확대됐다. 더불어, 국가대표 유니폼에 개인 후원사 로고를 노출하지 못하도록 했던 제한도 사라졌다.
대표 선수들에게 미지급된 후원사 포상금 6400만 원도 지급됐다. 이는 지난달 파리올림픽 포상식에서 완료됐다. 선수 외출·외박 시 개인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고, 협회 메인 후원사 선정 과정을 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공인구 지정, 협회 물품 관리, 업무추진비 사용과 같은 분야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현재 진행 중인 개선 사항으로는 경기 용품 선택권 보장이 있다. 협회는 후원사와의 협의를 통해 라켓, 신발, 보호대 등 주요 장비를 선수 선택권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상임심판 재개의 경우 올해는 불가능하지만, 내년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2020년에 지급되지 않았던 후원금 1억 1500만 원은 내년 2월 지급 예정이다. 당시 협회는 국가대표 운영 지침에 따라 전체 후원금의 20%를 성과비로 지급해야 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해당 금액 지급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국가대표 1·2진 선수들의 전략적 국제대회 출전 계획 수립과 부상 발생 시 선수 선택권 보장, 부상 진단 시 교차 검증 도입 등이 개선 중이다. 문체부는 협회의 이의 신청 3건(후원 물품 부적절 사용, 수의 계약, 임원 성공보수 지급)을 기각했고, 내년 1월부터 보조금법 위반 금액 환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도 연봉과 계약 기간의 불평등을 개선했다. 학력에 따른 연봉 차별을 없애고, 고졸과 대졸 선수 모두 계약 기간을 5년으로 통일했다. 연봉 인상률 제한도 폐지했으며, 우수 선수에게는 최고 연봉과 계약 기간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대한체육회는 부상 치료 시 선수 선택권 명시, 주말 외출·외박 원칙적 허용, 새벽 훈련 자율화, 개인 트레이너의 훈련 참여 허용 등 여러 개선 사항을 내년 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대회 출전 후 충분한 휴식권 보장과 종목단체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 시 국가대표 선수단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택규 회장은 차기 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혀 회장 직무는 정지된 상태다.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대부분의 개선 조치를 이행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완료 사항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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