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무 욕심을 부렸나.”
키움 좌완 스리쿼터 김성민(30)은 ‘자기 객관화’를 잘 하는 선수다. 평범한 스피드인데 평범한 폼으로는 못 살아남겠다고 판단, 캐치볼을 할 때 팔을 내리며 변화를 준 게 통했다. 그리고 투심을 연마하며 자신의 공 궤적과 손 모양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군 복무를 했고, 그 사이 토미 존 수술까지 받았다. 올 시즌 복귀해 46경기서 3승4패14홀드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절대적으로 많은 개수는 아니지만, 2017년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김성민은 아쉬움이 컸다. 시즌 초반에 비해 막판 페이스가 눈에 띄게 처졌기 때문이다. 전반기 30경기서 2승1패10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반면 후반기에는 16경기서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10.54에 그쳤다.
김성민은 “시작은 좋았다. 나름대로 잘 준비했고, 개인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았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욕심이 컸다. 내 실력은 그 정도가 아닐 수 있는데, 너무 욕심을 부리다 보니 스스로 좀 무너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했다.
이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성민은 “오히려 또 보완할 게 생기고, 빨리 캐치를 했기 때문에 내년 시즌이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라고 했다. 그래도 2년 공백을 딛고 수술 후 건강하게 돌아온 것만으로 성공적인 시즌이다.
김성민은 “연구를 했다. 계속 위로 던질 때 스피드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경기를 해야 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도 스피드 욕심을 갖고 있다 보니 항상 만족스럽지 못했다. 비 시즌에도 스피드에 집착했는데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다 보니 어느 순간 어깨가 많이 아팠다. 그런데 장난 삼아 캐치볼 할 때 팔을 내렸는데 통증이 없었다. 코칭스태프와 얘기해서 결정을 내렸다. 스피드는 큰 변화가 없는데 팔이 안 아프다 보니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뒤따랐다”라고 했다.
투심을 장착했고,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5대5 비율로 쓰며 다양성을 꾀했다. 김성민은 “공이 나올 때, 내 손 모양이 다른 투수들과 다르게 나온다. 스스로 디테일을 중시하는데, 손이 나오는 방향이 다른 걸 봤다. 어떻게 할까 하다 연습을 계속하면서 던지게 됐다. 팔을 내려도 손이 똑같이 조금 다르게 나온다”라고 했다.
공백기에 재활도 하면서 꾸준히 연습한 게 주효했다. 김성민은 “자문을 구할 곳이 레슨장 밖에 없었다. 올 시즌에는 투수코치님이 엄청 도와줬다”라고 했다. 그렇게 올 시즌을 마쳤고, 다시 땀을 흘리며 개인훈련에 매진 중이다.
다시 자기 객관화를 한다. 김성민에게 마무리 욕심이 있는지 묻자 “내가 그만한 위치에 있는 선수가 아니란 걸 인지하기 때문에 그런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선발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을 때 그 다음 투수에게 잘 넘겨주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했다.
김성민은 키움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내가 생각하는 키움은 좋은 투수 인프라를 가졌다.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 1군만 아니라 2군에도 좋은 선수가 엄청 많다. 투수력이 좋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날 텐데 공백을 무시 못하겠지만, 다른 선수들도 나쁘지 않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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