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전반기 막판 흥국생명은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자칫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다. 김연경이 그 순간을 되돌아봤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반 14연승을 질주하며 독보적인 선두를 달렸다. 정규리그 우승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위기는 오는 법. 생각보다 팀에 미치는 여파가 컸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함께 외국인 선수 투트쿠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자 심각하게 흔들렸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다니엘레 투리노 수석코치의 논란이었다. 정관장과 경기 중 상대 벤치 쪽으로 넘어가 조롱하는 듯한 말을 했다. 이후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3경기 출장 정지, 300만원 제재금을 받았다. 코치의 행동은 팀 분위기를 더욱 침체시켰다.
전반기 마지막 1경기를 앞두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만약 흥국생명이 이날 GS칼텍스에 패하고 29일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을 이겼다면 순위가 바뀌게 된다.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주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흥국생명은 GS칼텍스를 제물로 셧아웃 승리를 가져가며 전반기 1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래도 3연패 기간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김연경은 반성부터 했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김연경은 “3경기를 돌아보면 개인적으로 내 플레이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팀이 어려울 때 팀을 잘 잡고 리드를 했어야 했는데 안됐기 때문에 (팀이) 더 힘들어졌다”고 반성했다.
이어 “갑자기 부상 선수로 인해서 준비하지 못했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래서 어려운 경기 나왔다. 수석 코치 사건도 있었고, 부상 선수들도 나왔고,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일 있었다”고 돌아본 뒤 “분위기 전환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홈에서 하는 만큼 잘 준비해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 졌다고 생각하면 후반기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이겨서 분위기 전환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GS칼텍스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김연경은 “현대건설전(20일) 끝나고 미팅을 많이 했다.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도로공사전(24일) 끝나고도 질리도록 시간을 가졌다. 이제 하루 빨리 덜 봐도 될 정도다”고 웃은 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홈경기라 편안함이 있었다. 한 해 마무리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팀 동료들에 대한 감사하다. 김연경은 “팀이 힘든 상황에서 정윤주, 김다은이 잘해줬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한 명이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몇 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모두들 잘해줬고, 집중력도 좋았기 때문에 오늘 승리할 수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 긍정적이라고 본다. 경기를 하면서 가르쳐줄 수 있는 것과 경기 외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고 있다. 선수들이 (나를) 의지하는 건 맞는 거 같다. 부담이 있기도 하지만 이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잘 받아들이고 있다. 선수들이 내가 이야기하는 것에 좋은 피드백 해주고 있다. 하려고 하는 것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김연경은 새해 소망으로 통합 우승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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