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가 2009년 이후 16년만에 30홈런 쌍포를 배출할까. 분위기는 무르익을 듯하다.
V12에 빛나는 명문구단 KIA 타이거즈. 그러나 30홈런 타자는 귀하다. 1988년 김성한(30홈런)을 시작으로 1997년 이종범(30홈런),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40홈런), 홍현우(34홈런), 양준혁(32홈런), 2009년 김상현(36홈런), 최희섭(33홈런), 2016년 이범호(33홈런), 2020년 프레스턴 터커(32홈런), 2024년 김도영(38홈런)이다.
30홈런 타자를 2명 이상 배출한 것도 1999년과 2009년이 ‘유이’했고, 30홈런 트리오는 1999년이 유일했다. 40홈런 타자는 샌더스가 유일하다. 김도영의 올 시즌 38홈런이 타이거즈 토종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이다.
2025시즌, 이 역사에 한 줄을 더할 가능성에 관심이 고조된다.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의 패트릭 위즈덤(33)이 온다. 위즈덤은 100만달러에 2025시즌 계약을 마쳤다. 극단적인 공갈포이긴 하다. 사사구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통산 볼삼비가 각각 0.25, 0.36이다.
그런데 KIA는 이 수치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위즈덤이 빠른 공에 약점이 있는 타자일 뿐, 변화구 대처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해석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해 59차례 삼진 중 빠른 공에 30차례, 브레이킹 볼에 21차례, 오프스피드 피치에 8차례 각각 삼진을 당했다. 잘 나갔던 2023년에도 패스트볼에 58차례, 브레이킹 볼에 40차례, 오프스피드 피치에 13차례 각각 삼진을 당했다.
올 시즌 Run value(득점가치)를 봐도 포심에 -3, 싱커에 -5였지만, 슬라이더에 4, 체인지업에 2였다. 스위퍼에 -2, 커브는 0. 종합하면 변화구에 아주 강하다고 말은 못해도 빠른 볼에 좀 더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수준의 빠른 볼을 KBO리그에서 볼 일은 많지 않다. KBO리그의 150km대 초반의 공에 잘 적응하면, 변화구 대응력도 자연스럽게 유지할 것이고, 생산력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세 차례, 마이너리그에서 30홈런 두 차례를 쳤다. KBO리그에서 30홈런을 기대하는 게(물론 더 치면 더 좋겠지만) 구단 내부의 시선이다. 김도영이 내년에도 30홈런을 치면 KIA는 2009년 이후 16년만에 30홈런 듀오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나아가 나성범이나 최형우가 분전하면 1999년 이후 잠든 30홈런 트리오까지 기대해볼 만하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년간 다리 부상으로 고전한 나성범이 내년엔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30홈런 듀오 배출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KBO리그 역사를 돌아볼 때 종종 있었던 일이다. 2009년 KIA처럼 우승까지 갔던 팀도 있고, 가을야구를 못 했던 팀도 있다. KIA의 경우 마운드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홈런 개수가 늘어나면 전력에 시너지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만약 KIA가 26년만에 30홈런 트리오까지 배출하면 그 자체로 구단 역사책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1999년 해태는 드림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내년에 KIA가 30홈런 트리오를 배출하면 통합 2연패의 지름길을 닦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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