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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6년 간 베트남 축구는 환골탈태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신화 등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동남아시아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23년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뀐 이후 아시안컵 조별리그 3전 전패 등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며 동남아 맹주 자리를 위협 받았다.
위기의 순간, 베트남은 다시 한 번 한국인 사령탑에게 손을 내밀었다. K리그 전북 현대를 이끌었던 김상식(48) 감독이다. 올해 5월 부임 이후 빠르게 팀을 재정비한 김 감독은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4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베트남을 결승 무대 직전까지 올려 놓으며 ‘쌀딩크 신드롬’을 재연하려 하고 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14위의 베트남은 26일(한국 시간) 싱가포르 칼랑의 잘란브사르 경기장에서 끝난 싱가포르(160위)와의 대회 준결승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베트남은 볼 점유율 32% 열세 속에도 후반 추가 시간 응우옌띠엔린의 페널티킥 결승골과 응우옌쑤언손의 추가골을 묶어 적지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9일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한 골 차로만 져도 결승 진출이다. 베트남은 박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또 다른 4강 대진은 필리핀과 태국.
김 감독은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통해 강한 수비를 구축하고 간결한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는 이른바 ‘상식볼’로 팀의 체질 변화를 꾀했다. 상식볼에 적응한 베트남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2골만 허용하는 짠물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10개 참가국 중 최소 실점이다. 무실점 경기인 ‘클린 시트’도 3회로 가장 많다. 탄탄한 수비는 강력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2329회의 패스를 주고 받으며 91개의 슈팅 중 13개를 골로 만들어냈다.
베트남 매체도 김상식호의 경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VN익스프레스는 “경기 내내 강력한 수비와 잘 조율된 공격을 선보였다”며 “준결승 2차전을 기대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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