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지난 26일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우와사와 나오유키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입단식 내내 우와사와의 얼굴에선 미소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유는 우와사와가 엄청난 비판·비난과 직면해 있는 까닭이다.
우와사와는 지난 2011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니혼햄 파이터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통산 173경기에 등판해 70승 62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했다. 우와사와는 일본에서 뛴 9시즌 동안 두 자릿수 승리(2018년 11승, 2021년 12승)를 거뒀던 것이 두 차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70이닝을 소화한 것을 비롯해 ‘이닝 소화’ 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커리어가 화려하지 않았던 만큼 우와사와의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에 야구팬들의 시선은 부정적이었지만,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놀라운 점은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와사와가 탬파베이와 마이너 계약을 택한 것이었다. 모두가 ‘쉬운 길’을 선택할 때 우와사와는 ‘고난과 역경’을 골랐는데,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었다.
우와사와는 시범경기 4경기(2선발)에서 1패 평균자책점 13.03으로 부진하면서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탬파베이가 우와사와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 보스턴 레드삭스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하지만 보스턴에서의 생활도 험난했다. 우와사와는 빅리그에서 단 2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20경기(6선발)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7.63으로 처참했다.
결국 우와사와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에서 도전을 이어가지 않고, 일본으로 복귀하는 길을 택했는데, ‘친정’ 니혼햄 파이터스가 아닌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했다. 계약 규모는 4년 10억엔(약 93억원). 이 선택으로 우와사와는 엄청난 비판·비난과 맞닥뜨렸다. 포스팅 수수료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우와사와의 도전에 힘을 실어줬던 니혼햄으로 복귀가 아닌 타구단으로 이적을 택한 까닭이다. ‘의리’보다는 ‘실리’를 택한 것이었다.
이 때문일까, 우와사와는 입단식 내내 표정이 굳어 있었다. 기념 사진을 촬영할 때를 제외하면 우와사와의 입가에 미소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 등에 따르면 우와사와는 “1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미국에서 도전을 응원해 주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도쿄 스포츠’는 “흔쾌히 보내 준 친정 니혼햄의 존재를 염두에, 복잡한 속마음을 털어놨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친정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로 이적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와사와는 “소프트뱅크와 몇 번 만났을 때 나의 역할와 비전에 대한 이야길 들었고, 소프트뱅크의 열의에 내 마음이 맞았다”며 “일본에서 뛸 때부터 ‘정말 벅차다’고 느꼈다. 던지면서도 정말 싫은 타선, 팀이라는 이미지였다. 이 팀에 내 편이 된다는 것에서 굉장히 믿음직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우와사와는 “니혼햄은 나를 야구 선수로 키워주셨다. 팬분들은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셨다.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나를 지지해줬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니혼햄 덕분이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정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미국에서 배운 것이 많다. 이를 앞으로 야구 인생에서 살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우와사와의 기자회견에 팬들은 “입단 기자회견이 사죄의 기자회견처럼 돼 있다”, “기쁜 표정으로 입단할 줄 알았는데, 사죄의 표정이지 않나”라는 반응이 뒤따랐다. 일본 ‘더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X(구 트위터)에는 ‘사죄회견(謝罪会見)’이라는 키워드가 트랜드 단어에 포함이 될 정도였다.
우와사와는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선택이 보다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앞으로의 플레이와 내 야구를 통해 나타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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