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영이는 3번에 둬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패트릭 위즈덤 영입이 얼려진 직후 전화통화서 위즈덤이 포함된 최적의 중심타선 조합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전형적인 홈런타자를 영입했으니, 4번을 치는 게 마침맞다. 이범호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단, 위즈덤의 KBO 적응속도가 느릴 경우 타순에 손을 대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범호 감독은 명확히 얘기하지 않았지만, 위즈덤, 나성범, 최형우 모두 중심타선에 넣기 위해 김도영을 2번타순으로 올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도영을 3번에 붙박이로 놓고, 위즈덤, 나성범, 최형우가 4~6번을 차례로 구성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젠 최형우를 6번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줄 때가 됐다.
최형우가 6번으로 가더라도, 9개 구단은 최형우까지 중심타선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KIA가 내년에 3번 김도영-4번 위즈덤-5번 나성범-6번 최형우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탯을 가동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김도영은 올 시즌 30홈런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다. 위즈덤은 시카고 컵스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 쳤다. 마이너리그에선 두 번이나 31홈런을 기록했다. KIA는 위즈덤이 헛스윙률을 조금만 줄이면 30홈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나성범도 부상 악령을 완전히 털어내면 언제든 30홈런이 가능한 타자다. 최형우도 20홈런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그동안 홈런의 팀이란 이미지는 없었다. KIA 외국인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이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의 40개다. 이후 30홈런을 기록한 타자도 2020년 프레스턴 터커의 32홈런이 유일하다. 사실 외국인타자 20홈런도 1999년 윌리엄 브릭스(23홈런), 2001년 루이스 산토스(26홈런), 2015년 브렛 필(22홈런), 2016년 필(26홈런), 2017년 로저 버나디나(27홈런), 2018년 버나디나(20홈런), 2023년 소크라테스 브리토(20홈런), 2024년 소크라테스(26홈런)까지 8차례만 나왔다.
KIA 국내타자들을 망라해도 30홈런 2명 이상 배출 시즌은 그 유명했던 2009년 CK포(최희섭-김상현)가 유일했다. 당시 김상현이 36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고, 최희섭 2군 타격코치가 33홈런을 쳤다. 2025시즌은, 잘 풀리면 2009년 CK포 소환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김도영, 위즈덤, 최형우가 동반 30홈런을 달성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의 30홈런 타자 3명 배출이다.
홈런이 좋은 성적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어느 팀이든 중심타선의 팀의 가장 강력한 득점루트인 건 사실이다. 김도영이 전성기에 들어섰고, 나성범과 최형우가 분전하면 위즈덤이 집중견제를 털어내고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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