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대한체육회 회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제42대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위원이 34.2%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해당 조사는 스포츠춘추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일 실시했다. 유 전 위원은 대전/충청/세종 지역(29.7%)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31% 이상의 고른 지지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33.5%,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는 37.2%의 응답률을 기록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어 부산/울산/경남(31.5%)과 대구/경북(34.3%)에서도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했고, 광주/전라 지역에서도 32.7%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50.8%의 응답률로 절반 이상이 유 전 위원을 선택했다.
연령대별로는 전 계층에서 32% 이상의 지지를 받았으며, 특히 직업군에서는 블루칼라 응답자의 52.2%, 화이트칼라 응답자의 37.8%가 유 전 위원을 지지해 직업군별 지지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위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7.2%를 기록했다. 3위인 이기흥 현 체육회장이 4.8%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후보들은 3% 미만의 응답률로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타 인물에 대한 응답률은 5.2%,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5.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2.1%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97%) 및 유선(3%)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활용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표본을 추출했다.
체육회장 선거는 최근 체육계에 퍼진 불신과 개혁 요구 속에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중심에는 지난 8월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용기 있는 폭로가 자리하고 있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금메달 획득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체육계 내부의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안세영은 체육계 전반의 문제를 고발하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겪는 어려움과 협회의 비효율적 운영 방식을 지적하며 체육인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에 따라 체육회와 배드민턴협회는 전반적인 구조 개선과 조사 요구에 직면했다.
폭로 후 안세영은 배드민턴협회와의 불화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 그는 지난 10월 경남 밀양배드민턴경기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 2경기 단식에서 승리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왈칵 쏟은 바 있다.
안세영의 용감한 목소리는 체육계 개혁을 위한 국민적 요구로 이어졌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단순히 체육계의 지도자를 뽑는 것을 넘어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안세영이 촉발한 개혁의 목소리에 후보들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부응할지에 국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