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우리나라가 필리핀에 수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상 관세가 오는 31일부터 철폐된다. 필리핀산 수입 바나나 가격도 단계적으로 내려간다.
지난해 9월 두 나라 통상 당국이 정식 서명하고 지난 11월14일 국회가 비준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 31일 발효된다.
이를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2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홍보 설명회’를 열어 연내 발효를 앞둔 한-필리핀 FTA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필리핀은 1억1천4백만의 인구에 소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4천77억달러의 70%에 이르는 소비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2022년 기준 우리 수출액은 123억달러, 수입액은 52억달러다.
또 필리핀은 우리나라가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지정한 니켈, 코발트 등의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한-필리핀 FTA는 우리나라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중에서 다섯 번째로 체결한 양자 FTA다.
한국은 필리핀에 94.8%의 품목을, 필리핀은 한국에 96.5%의 품목을 개방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우리 쪽의 대표적 수혜 품목은 자동차다. 필리핀은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내연기관 승용차와 화물차는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필리핀이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인 바나나의 수입 관세는 현재의 30%에서 단계적으로 낮춰 5년 안에 철폐한다. 발효 첫해부터 매해 6%씩 관세가 내려간다. 우리가 수입하는 바나나 대부분은 필리핀산이다.
이밖에 가공식품(5~10%), 인삼(5%), 고추(5%), 배(7%), 고등어(5%) 등은 15년 동안 관세가 철폐된다. K-컬처 확산으로 함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우리 주요 농·수산물이 필리핀 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설명회는 산업부의 한-필리핀 FTA 주요 내용 발표, 관세청의 원산지 증명 지침 설명, 한국무역협회의 FTA 특징과 활용 지원 방안 안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필리핀 수출 유망 상품 소개 등으로 이뤄졌다.
산업부는 기존 한-아세안 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통해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높여 일본·미국·중국 등과 경쟁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중 자동차 수입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2022년 기준 필리핀 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일본 82.5%, 미국 7.0%, 중국 6.4%, 한국 2.5% 순으로 일본 업체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일본은 필리핀과 체결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통해 승용차(관세율 20%)를 제외한 화물차 등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철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무역기구(WTO) 다자통상 체제가 약화하는 시기에 FTA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주요 교역국인 필리핀과의 FTA 발효는 우리의 무역망을 확충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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