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피자 프랜차이즈들의 실적이 부진하다. 최근 몇 년간 가격을 계속 올리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고, 냉동 피자와 중저가 프랜차이즈의 등장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업계는 젊은 층과 1인 가구를 겨냥한 가성비 메뉴를 선보이거나, 신사업을 개척하는 등 수익성 회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기존 메뉴보다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는 ‘해피 데일리 피자’ 메뉴를 선보였다. 올해 초 1만원대의 라지 사이즈 5종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자, ‘하프앤 하프’ 피자를 선보인 데 이어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8인치 크기의 싱글 피자를 추가했다. 최근에는 연말을 맞아 콰트로 피자를 해피 데일리 메뉴로 출시했다.
해피 데일리 피자는 라지 사이즈의 경우 1만6900원~1만9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포장하면 1000원이 할인된다. 싱글 피자는 6900~1만1900원대로, 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 피자와 비슷한 가격이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일반 피자는 스테이크 등 고가의 토핑을 주로 올렸지만, 해피 데일리 피자는 ‘마라’ 등 트렌디한 식자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피자알볼로는 올해 초 페페로니 피자부터 피자알볼로의 시그니처 메뉴인 목동피자, 고구마피자, 단호박피자, 콤비네이션피자, 포테이토피자 등 총 14종을 ‘퍼스널 피자’로 선보였다. 혼자서 먹을 수 있는 크기로 가격을 6500~9500원대로 낮추고 일부 매장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가 가성비 메뉴를 내놓은 것은 냉동 피자 시장 성장 등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맘스피자(맘스터치), 빽보이피자(더본코리아)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신생 프랜차이즈 업체가 속속 뛰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 피자 업계에서 상위 5개 업체인 한국피자헛, 도미노피자(청오디피케이), 한국파파존스, 피자알볼로(알볼로F&C), 미스터피자 중 지난해 영업이익을 낸 곳은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 두 곳뿐이다.
피자알볼로와 피자헛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파파존스는 지난해 적자는 면했지만 매해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고,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도미노피자 한 곳뿐이었다.
지난해 적자를 면한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도 상황은 좋지 않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매출 2095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출 2328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이었다. 한국파파존스는 2014년 매출 288억원에서 지난해 68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63억원에서 2022년 48억원, 지난해 42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피자 프랜차이즈들은 앞다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파파존스는 치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치킨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지만, 상대적으로 피자보다는 여전히 수요가 많아 기회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파파존스는 작년 마마치킨 브랜드를 출범해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 등록을 완료했다. 가맹사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문서다. 마마치킨은 오리지널 미국 치킨을 표방하며 후라이드 치킨과 치킨윙을 앞세웠다. 2035년까지 전국 1000여개 매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반올림피자도 지난 5일 ‘순살치킨 감튀팩 오리지널’, ‘순살치킨 감튀팩 갈릭 할라피뇨’, ‘피자에 치킨올림 세트’ 등을 선보이며 치킨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반올림피자는 지난달 오구쌀피자 프랜차이즈 본사인 ㈜오구본가 주식의 전량을 인수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와 물류비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오구쌀피자는 쌀과 보리, 조, 밀, 검은깨 등을 활용한 도우가 특징이다. 37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반올림피자 측은 “오구쌀피자 인수로 물류 서비스 개선과 더불어 각종 식자재의 매입가 변동성을 적극 방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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