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성경 요한 묵시록 편에 빗대 비판한 김용태(마태오) 신부의 발언에 뒤늦은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김 신부는 용산을 ‘사악한 용이 자리 잡은 곳’으로, 비상계엄을 ‘지X발광’이라고 맹비난했다. 야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는 “통쾌하다”는 찬사가 나온 반면,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가톨릭 신부가 할 소리인가”라는 반발이 나왔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9일 대전 대흥동 성당에서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해당 위원회의 위원장인 김 신부는 묵시록의 하느님과 용이 싸우는 대목을 설명한 후 사탄이 땅에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묵시록의 이 사악한 용이 자리 잡은 곳, 그곳을 우리는 용산이라 부릅니다”고 설명하자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 일부는 크게 웃거나 손뼉을 쳤다.
김 신부는 “그런데 이 용이란 표현도 가당치 않은 용산의 이무기,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지난 12월 3일 밤에…”라며 다음 단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사전도 찾아봤다는 그는 “지X발광을 했다”고 독설을 날렸다. 그러면서 “지X발광은 사전을 찾아보면 개XX의 경북 방언이라고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2024년 대명천지에 비상계엄이라니,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사실 그것은 비상계엄을 가장한 친위쿠데타요,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향한 반란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온 국민과 함께 우리가 앞장서서 용산의 이무기 대국민 반란수괴 윤석열과 역도의 무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려 그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 감옥으로 내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의 영상을 접한 야권 지지자들은 “나는 불자지만 멋진 신부님”, “막힌 속이 뚫리는 기분”이라며 그의 발언에 공감했다.
다만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론 “종교인이면 정치에 금도를 넘어서면 안 된다”, “신부를 파양하고 정치 길로 들어서라” 등 비판도 나왔다.
김 신부는 평소 소셜미디어(SNS)나 방송에서도 정치와 관련해 거침없는 언행을 이어왔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인 4일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그동안 자주 했던 말이 ‘탄핵하려면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한데’였는데 그 한방을 윤석열이 셀프로 쳐 드셨다. 일명 ‘자폭계엄'” 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사를 집전한 김 신부는 한국 첫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일한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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