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한 롯데리아에서 12·3 비상계엄 사전 논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롯데잇츠’ 앱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잇츠는 롯데리아를 비롯해 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 도넛 등의 브랜드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주문·배달 앱으로 롯데GRS에서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롯데리아를 ‘계엄 성지’로 부르는 등 이슈를 놀이처럼 여기며 소비하는 문화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26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롯데잇츠 앱 일간활성이용자(DAU) 수는 8만7976명으로 추산됐다. 이달 1일부터 23일 중 롯데리아가 카카오뱅크와 연계 프로모션을 시작한 9일을 제외하고 최대 접속량이다. 이 기간 DAU 평균보다 30.5% 많다. 앱 신규 설치도 4331건으로 같은 기간 일 평균(3693건)보다 17.3% 많다. 이런 추세는 18일에도 비슷했다. DAU는 해당 앱을 하루 중 한 번이라도 접속한 사람을 나타내는 수치로, 순수한 이용자 수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롯데잇츠의 접속량과 신규 설치 수가 높게 나타난 지난 17일에는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 발표가 있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당시 ‘계엄 기획자’로 추정되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내란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정보사령관 측 관계자들과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노 전 사령관이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소속 대령 2명을 안산에 있는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지난 1일에 만나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있다고 본다.
경찰의 이런 발표가 나오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롯데리아를 ‘계엄 성지’로 부르며 ‘계엄 버거’, ‘탄핵 세트’를 출시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내란 혐의에 빗대 달걀 네 개를 쓴 ‘네란 버거’ 이미지의 온라인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도 만들어졌다.
계엄 사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안산 지점에도 “작당모의하기 좋은 곳”, “얼마나 맛있으면 거기서 계엄을 논의하느냐” 등의 리뷰가 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5개 별점 만점 중 1개 별점을 주는 ‘별점 테러’를 하기도 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당 점주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계엄·내란 관련 제품의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롯데잇츠 앱 사용량이 급증한 데에 대해 “긍·부정을 가리지 않고 이슈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놀이처럼 소비가 이뤄지는 문화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데, 롯데리아 사례 역시 이런 현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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