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만에 국민의힘 ‘인공지능(AI) 3대강국 도약 특별위원회(AI특위)’가 첫 전체회의를 열고 공식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특위는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 원팀’으로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다만 국가 주도로 엔비디아의 고가 GPU를 대규모로 구매해 AI컴퓨팅 센터를 구축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특위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고 “지금 국가가 위기 상황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경제 문제, 그리고 우리의 미래 먹거리, 청년 일자리 등과 직결되는 것이 바로 AI”라며 “전 세계 3대 AI 강국에 진입시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이자 우리의 역할”이라며 특위 설립 배경을 밝혔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회의에 참석해 “어떠한 경우에도 대한민국은 전진해야만 한다”며 “이미 4차 산업시대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AI는 한 국가의 경제나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은 지가 오래됐다”며 초당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I특위는 앞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인재 육성 등 4가지로 나눠 집중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안 의원은 “특히 하드웨어 분야는 야당에서 당장 엔비디아에서 만든 GPU를 아주 큰 규모로 사자는 말들이 있는데, 문제 제기하고 싶은 부분”이라며 “GPU가 AI용 반도체는 아니다. 현재 개발 중인 뉴럴 IC, AI전용 IC 등이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일본이 인터넷 초창기에 종합정보통신망(ISDN) 방식의 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했음에도 인터넷 강국이 되지 못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오히려 뒤늦게 투자에 나선 우리나라가 다음 버전인 초고속 인터넷망에 적극 투자하면서 일본을 앞설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GPU는 AI용 반도체가 아니다. 향후 10년 후 퀀텀 컴퓨터가 실용화가 된다면 이제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시대가 될 것이고, 또 이를 넘어서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까지 변화되는 과도기에 있다”며 “하드웨어가 부족하다고 모든 자원을 거기에 쓰는 게 아니라, 이런 발전 계획에 맞춰서 자원을 써야된다”고 덧붙였다.
박수민 의원도 “엔비디아 칩을 수입해서 센터를 만들자는 것이 가장 큰 프로젝트인데, 저 역시 반반”이라며 “우선적으로 반도체 스타트업인 팹리스들에게 어떻게 투자 지원을 할지, 어떤 전략으로 이들을 키워야 할지에 대한 국가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AI R&D 예산이 축소된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은혜 의원은 “지난 12월 초 AI R&D 연구용 컴퓨팅 지원 예산으로 3217억원 증액을 추진했으나 무산이 됐다”며 “민간 투자 액수도 전 세계 9위에 머물러 있고, AI 특허 출원 건수도 중국과 미국에 비해 많이 뒤쳐진다. 혼란의 시기지만 미래를 위한 입법에 흔들림없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AI특위에는 안 의원을 비롯해 특위 부위원장을 맡은 최형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간사, 조은희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등 각 상임위 소속 15명이 참석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참석해 정부의 AI 정책 추진 상황을 공유했다. 유 장관은 “과거 30년 전 정보화시대를 대비해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한 것이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도약한 초석이 됐다”며 “AI가 촉발한 문명사적 대전환 시기에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부족한 AI컴퓨팅인프라의 대대적 확충을 비롯해 인재와 기술 역량 확보에 민관이 원팀으로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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