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등의 여파로 방한 관광 수요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관광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제도 시행을 추진한다. 관광객을 집중 유치하기 위해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메가이벤트는 내년 상반기에 배치했다. 또 내년 상반기 기존 ‘관광지역’에 적용되던 세제 혜택 등을 ‘소규모 관광단지’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인구감소지역의 관광 수요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9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에 따르면 방한 관광객 수는 올해 1~10월 기준 1371만7000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의 94.2%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비상 계엄 사태 등 여러 변수가 생기면서 관광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방한 관광시장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관광객의 출입국 편의를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법무부와 협의해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자여행허가제(K-ETA)의 한시 면제 기간을 내년 12월까지로 연장할 예정이다. 전자여행허가제는 우리나라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112개국 국적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출발 전 전자여행허가제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여행허가를 받게 하는 제도다.
한·중 전담여행사를 통해 모객한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제도 시범 시행도 검토한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등 6개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수수료 면제 기간은 내년 12월까지로 연장한다. 국제회의 주요 참가자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입국 우대심사대 시범 사업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방한 관광 수요가 재창출되도록 대형 행사를 내년 상반기에 전진 배치한다. 대규모 쇼핑문화관광축제인 ‘코리아그랜드세일’을 내년 1~2월 개최할 예정이다. 대형 한류 종합 행사인 ‘비욘드 K페스타’를 내년 6월 신설하고, K뷰티 종합 체험의 장인 ‘코리아뷰티페스티벌(내년 6~7월 개최)’과 연계 개최할 예정이다.
인구감소지역의 관광 활성화도 추진한다. 기존 관광단지보다 작은 면적에 비교적 단기로 관광단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소규모 관광단지’ 제도를 내년 상반기에 시행한다. 기존 관광단지에 적용됐던 각종 부담금 감면, 세제 혜택 등을 동일하게 적용해 소규모 관광단지에 민간 투자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구감소지역 방문 시 숙박·체험·식음 등 통합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운영 지역도 올해 34개소에서 내년 45개 내외로 확대한다.
또한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속한 재정지원을 추진한다. ‘관광사업체 특화 3종 금융지원’으로 5365억원 규모의 일반융자, 1000억원 규모의 이차보전, 70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부 대출을 내년 1월부터 지원한다. 관광업계 경영 안전망 구축을 위한 500억원 규모 특별융자도 긴급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그간 외국인에게만 허용되던 ‘도시 민박’이 내국인에게도 허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수 부처와 숙박업 관리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새로운 업종을 신설해 일정한 사업자 의무를 부과하고, 소비자 보호 기준, 플랫폼 기업 협업 방안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국가관광전략회의는 관광기본법에 따라 의장인 국무총리와 13개 부처 장관을 구성원으로 하는 회의체다. 이번 회의에는 이들 외에도 관광업계 협·단체 관계자, 전문가 및 민간 기업인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방한 관광시장의 빠른 안정화를 지원하고, 시장이 성장할 때 혜택이 지역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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