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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무차별 탄핵’ 속…이재명, 유유히 대권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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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덕수 대행 탄핵 절차 개시 선언

김용민 “‘국정 안정 버려서라도’ 가겠다”

장경태 “김건희, 계엄날 강남 성형외과에”

이재명, 손 더럽히지 않은 채 ‘큰 인물’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경기 침체 상황을 살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이후 이 대표의 대권 행보도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양새다. 탄핵 남발, 김건희 여사 공세 등 정쟁 사안은 소속 의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서 민생 밀착 행보에 집중하는 ‘대권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까지 바로 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탄핵 남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 안정을 버리더라도 내란 진압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내 강성 친명 중 하나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유튜버 김어준 씨의 방송에 출연해 “내란 진압을 위해서는 과감한 조치를 다 하겠다는 게 지도부 입장”이라며 “무슨 상황이 와도 내란 진압이 우선인 상황이라면, 내란 진압을 위해 ‘국정 안정을 잠시 버려서라도’ 가겠다”고 했다.

같이 출연한 박주민 의원은 1952년 이승만 정권의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언급하며 “이승만정권 당시 군 병력을 국회에 투입했던 사건과 지금의 내란 상황은 유사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도 내란을 방조하거나 동조한 국무위원들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의원도 “내란범들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민주당은 이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내 공식 메시지로도 줄줄이 규탄이 이어졌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과 국민의힘이) 지금 내란 극복 과정에서 최소한의 책임이나 반성이 없다”며 “(민주당 내부에선) ‘우리 당이 나서서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는 데 더 많은 역량을 쏟아야 될 때가 아니냐’ 쪽으로 인식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여론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여사가 지난 3일 오후 6시 25분부터 3시간가량 신사역 인근의 모 성형외과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김 여사가)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을 타고 성형외과 건물의 주차장으로 들어가 5층에 있는 성형외과로 올라간다. 이후 경호처 직원 5명이 와서 병원 출입 차량 명부를 가져갔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장 의원에 따르면 해당 성형외과의 원장 A씨는 2022년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됐다. 현재도 병원 홈페이지에 ‘현 대한민국 대통령 자문의’라는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

김 여사가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서 A씨를 대통령실 또는 관저로 부르지 않고, 병원으로 직접 찾아간 것으로 장 의원은 의심했다.

장 의원은 “이날 관저로 부를 수 없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냐.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정확히 1시간 전에 나왔다는 것은 민간인인 김건희 씨가 비상계엄을 미리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 아니냐”라며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서 무엇을 했느냐”라고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현장 방문 후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현장 방문 후 열린

물밑에서 진위를 가리지 않는 대규모 ‘탄핵 남발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유유히 ‘대권 주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다른 나라는 국가가, 공동체가 (부채) 비용을 부담했는데 우리나라는 그걸 전부 개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때 대출 원리금을 탕감하겠다, 조정하겠다 얘기했는데 실제로 해주지 않고 있다”며 “끊임없이 하는 거라고는 상환 연장, 이자율 조정 이런 정도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다보니 국가경제 전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압류 금지 통장 제도’를 위한 입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행보는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여당을 겨냥해 신랄한 공세를 펴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에는 용산역 철도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일주일간 이어져 온 철도 파업을 중재하고, 지난 11일에는 민주당 ‘비상경제점검 회의’에서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특별자금 지원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지난 23일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미국이 동맹의 일원으로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입장을 신속하고 다양하게 내주셔서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이런 이 대표의 모습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플랜 중 하나로 풀이된다. 민생 현장을 살피며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고, 정쟁의 한가운데 서기보다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통해 ‘큰 인물’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한 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것에 관해 “이재명 대표의 민생을 위한 ‘국정안정협의체’는 빈말에 불과하고, 오로지 자신의 방탄과 대선 야욕을 위해 국정 안정과 대한민국 대외신인도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속마음이 들통났다”며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국민들은 분명히 알고 계신다.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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