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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때 누굴 사살하려고 했나’ 묻는 취재기자 노려본 노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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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부 사령관 / 뉴스1
비상계엄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부 사령관 / 뉴스1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 / 연합뉴스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 / 연합뉴스

비상계엄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부 사령관이 사살 대상이 누구인지 묻는 기자를 노려봤다.

24일 검찰에 송치된 노 전 사령관은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비상계엄과 관련된 내란 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은 계엄 계획을 적은 수첩에 ‘NLL에서 북 공격 유도’ ‘사살’ ‘정치인·언론인·판사 수거(체포) 대상’이라고 적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8시 17분쯤 서울 중앙지검 앞에 등장했다. 그는 일명 ‘군밤 장수 모자’로 불리는 털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뉴스1 취재진이 “사살 대상은 누구인가”, “북한 공격은 어떻게 유도하려 했나”라고 묻자 노 전 사령관은 고개를 돌려 질문한 기자를 노려본 뒤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노 전 사령관을 서울 서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서울 중앙지검으로 구속 송치했다. 오전 7시 21분쯤 서부경찰서 지하 1층 유치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메모는 누구와 상의했나”,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검찰로 이동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계획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과 3일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과 함께 계엄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노 전 사령관과 빈번하게 연락한 내역을 확인하고 수사를 집중했다. 이후 지난 15일 경기 안산시에서 노 전 사령관을 긴급 체포했고, 그가 머물던 점집에서 자필 수첩을 압수했다.

압수된 수첩에선 충격적인 내용이 나왔다. ‘국회 봉쇄’, ‘정치인 및 주요 인물 체포’, ‘사살’ 등의 단어가 적힌 것은 물론이고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메모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노 전 사령관이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이 특정 인물들을 사살 대상으로 분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계획을 세운 정황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계엄 선포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1차 롯데리아 회동 때 노 전 사령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도 확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계엄사령부의 합동수사본부와는 별개로 ‘수사 2단’을 조직해 선관위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계엄 이후 선거 결과를 조작하거나 선관위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 봉쇄와 주요 정치인 및 언론인 체포 계획은 물론 판사들까지 포함한 사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신병 처리 방안이 메모에 담긴 것으로 미뤄 노 전 사령관은 단순히 계엄 실행 계획을 넘어 정치적 반대 세력을 무력화하려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준비했을 수 있다. 계엄 선포를 국가 비상사태 대응 차원을 넘어 정치적 숙청과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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