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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그들이 온다> 잡은 만큼 구하리라… 스파이 등가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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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그들이 온다 – 스파이 등가교환

中, 공작관 쉬옌진 석방 위해
미 FBI 스파이 존 렁 석방하고
요원 각 2명, 수감자 3:5 맞교환
양국 수개월간 비밀협상
외교 카드·애국심 고취 활용
강대국의 방첩 능력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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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독과 동독의 스파이 맞교환 실화를 다룬 영화 「스파이 브릿지」

20년 형 복역 중 구출된 중국 스파이

2022년 11월 미국 법원에서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거물급 중국 스파이 쉬옌진이 지난달 27일 석방돼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첨단 방위산업 기술을 수집하는 요원이었다. 2017년 3월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미국 GE에이비에이션의 엔지니어에게 SNS(Linked-in)로 접근, 난징항공우주대학 강연에 초청해 후한 강연료를 지급하고, 온라인으로 지속 접촉하며 기술 정보를 빼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알게 된 FBI는 그에게 포섭된 엔지니어를 체포하지 않고 이중스파이로 역용, 회사 측과 긴밀한 협조하에 일정한 정보를 지속 제공(feeding)하며 관계를 유지시키면서 상대를 추적하는 방첩 공작을 추진했다. 결국 그가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임을 알아냈고, 사용하던 구글 이메일 계좌와 애플의 클라우드 서버(iCloud)에 저장된 그의 통화기록을 입수, 그가 2013년부터 미국의 하니웰, 프랑스의 샤프란 등 항공 관련 기업들로부터 기밀정보를 빼내 온 사실을 확인했다.

FBI는 2018년 3월 이중스파이를 통해 기술자료 전달을 미끼로 그를 벨기에로 유인해 냈다.
그는 현지 경찰에 체포돼 6개월 뒤 미국으로 보내져 연방법원에서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FBI가 이례적으로 방첩 공작의 상세한 내용까지 공개해 중국의 공세적인 기술 탈취에 경고를 보내고, 자국민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준 대표적인 방첩공작 성공 사례다. 그런 그를 미국 대통령이 사면하고 중국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중국 정보기관이 그와 맞먹는 정도의 비중 있는 미국 스파이를 체포해 서로 교환할 수 있는 협상카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이번에 교환돼 미국으로 돌아온 FBI의 스파이 존 렁이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친중 인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30년 넘게 FBI의 스파이로 활동해 왔으며, 2021년 4월 중국 방문 시 체포돼 2023년 5월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받았다. 어쩌면 중국은 쉬옌진을 구하기 위해 존 렁을 인질로 잡은 것인지도 모른다. 훈련된 스파이가 기만공작에 유도돼 체포된 것은 아주 드문 사례다.
정보활동 기법과 조직 내부를 잘 알고 있어 정보적 가치가 클 뿐 아니라 다른 정보요원과 협조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중국 입장에서 쉬옌진은 반드시 구출해야 하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특정 정보 목표를 위해 정보기관이 포섭한 스파이(공작원)와 달리 그는 스파이를 물색, 포섭, 조종하는 스파이 핸들러(공작관)였다. 이번 교환에서 미국이 3명을 석방한 데 비해 중국이 5명(위구르 반체제 인물 2명 포함)을 석방한 것도 그가 그만큼 비중 있는 인물임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의 애국자? 미국의 스파이!

이번에 중국에서 석방된 미국인은 FBI를 위해 정보활동을 하다 체포된 중국계 미국인 존 렁, 카이 리와 마약사범으로 구금된 마크 스위던 등 3명이다. 미국에서 석방된 중국인은 국가안전부 요원 쉬옌진, 미국에서 국가안전부를 위해 일해온 중국계 엔지니어 지차오췬, 아동 포르노 혐의자 진샹린 등 3명이다. 각 3명을 석방했는데 스파이가 2명씩 포함된 조합이 동일하다. 중국이 석방한 명단에는 미국인은 아니지만 미국이 요청한 위구르족 반체제 인사 2명도 포함돼 있다. 결국 5 대 3 교환이 이뤄진 셈이다. 미 국무부는 카이 리의 스파이 혐의와 스위던의 마약 혐의가 부당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존 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가 FBI의 스파이인 것이 그만큼 확실하다는 것이다. 핵심 교환 대상인 존 렁은 텍사스 휴스턴에 거주하며, 중국의 대만통합 방안을 지지하고, 중국 대사나 총영사 주관 행사에 초청되는 등 친중 성향의 중국인 사회지도자로 알려져 있었다. 2004년 중국 인민일보가 선정한 훌륭한 해외 중국인 5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 건국기념 만찬에서 외교부 장관 양제츠와 기념사진을 찍었을 만큼 중국 고위층과도 가까웠다. 2018년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이 휴스턴을 방문했을 때는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 휴스턴은 세계 최대 의료단지인 텍사스 메디컬센터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발사센터가 있다. 인근 오스틴에는 미 육군 미래사령부가 있어 AI와 로봇 전투체계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 2020년 7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 본산이라며 휴스턴 총영사관을 폐쇄했을 만큼 중국의 정보활동이 활발한 곳이었다. FBI가 그를 접근공작원(Access Agent: 직접 정보에 접근할 수 없으나 정보를 가진 인물에게 접근해 간접 정보 및 동향을 수집하는 공작원)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보기관은 그를 배신자로 공개하며 정보수집뿐 아니라 중국 관리들을 호텔로 유인해 몰카 촬영 후 협박하는 포르노 함정(Pornographic Trap)에도 관여했다며 수감 중 죄를 뉘우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정보기관이 미국에 대한 방첩 활동 승리의 표상처럼 내세우던 그를 자신들의 스파이를 구출해 내는 카드로 유용하게 활용한 것이다.

외교적 협상카드 확보도 방첩의 임무 

이번 교환은 미·중 양국이 수개월간의 비밀 협상 끝에 이?낸 결실이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이번 교환이 임기 말 바이든에게 외교적 성과를 선물했으며, 중국도 트럼프 정부 출범 전에 외교적 부담을 덜어내고 우호적 신호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교환 직후 중국 여행 제한 조치를 한 단계 낮추며 양국 간 긴장을 완화했다. 하지만 스파이 인질외교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 및 중국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며 계속 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12월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억류되자 즉시(9일 후)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가 2021년 9월 멍완저우가 가택연금에서 해제돼 중국으로 돌아가던 날 바로 석방했다. 방첩이 외교적 협상카드로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올해 초에는 러시아와 미국, 독일 등 서방 국가가 스파이 24명을 한꺼번에 교환했다. 석방된 러시아 스파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공항 활주로에 레드카펫을 깔고 맞이할 만큼 큰 환영을 받았다.

스파이 교환은 정보요원들의 사기뿐 아니라 자국 정보기관의 대외적 신뢰도와 이를 바탕으로 한 협력자들의 협조 의지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외교 안보상 문제다. 이번 수감자 교환 직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어떤 경우라도 중국은 동포들을 포기하지 않으며, 조국은 영원히 튼튼한 버팀목임을 다시금 증명했다”고 말한 것도 전 세계 화교들을 정보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중국이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각국이 적국에서 체포된 자국 스파이 구출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자신들의 스파이를 보이지 않는 정보전쟁의 충성스러운 전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강대국으로 인정받는 국가들은 단순한 경제력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한 정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국력을 키워왔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도 국제사회의 진정한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정보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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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배정석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국가정보원에서 방첩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 국제정보사학회와 한국국가정보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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