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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남주혁 출연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세트장에서…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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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에 출연하는 배우들. 조승우, 노윤서, 남주혁(왼쪽부터) / 넷플릭스
‘동궁’에 출연하는 배우들. 조승우, 노윤서, 남주혁(왼쪽부터) / 넷플릭스

드라마 세트장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스튜디오 안전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지난 21일 오전 2시 8분 경기 연천군 미산면에 위치한 한 드라마 세트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목격자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즉시 출동해 20분 만인 새벽 2시 28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당국은 현장에 27대의 장비와 67명의 인력을 보내 2시간여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약 3000㎡ 규모의 건물 한 동이 완전히 타고 내부 조명 기기 등이 소실되면서 상당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오전 2시 8분 경기 연천군 미산면에 위치한 한 드라마 세트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연천소방서 제공
지난 21일 오전 2시 8분 경기 연천군 미산면에 위치한 한 드라마 세트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연천소방서 제공

이곳에서는 당시 넷플릭스 드라마 ‘동궁'(가제)의 촬영이 진행 중이었다. 귀(鬼)의 세계와 궁궐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는 내용을 다루는 ‘동궁’은 조승우, 남주혁, 노윤서 등이 출연하는 사극 판타지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화재로 인해 드라마 제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냔 말도 나온다.

이보다 이틀 전인 19일 오후 2시쯤엔 강원 태백시 황지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해 179㎡ 규모의 스튜디오가 전소되고 장비가 소실돼 소방 당국이 추산한 재산 피해만 1억 7000만 원에 달했다.

화재가 난 스튜디오들은 비록 불법 시설은 아니지만 노후한 구조 탓에 화재 방재 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스튜디오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한 불법 스튜디오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현재 스튜디오로 사용 중인 건물 99곳의 승인 용도를 조사해 보니 3곳 중 한 곳 이상이 창고나 공장 등을 불법 개조한 곳이었다고 KBS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경기 북부 지역의 경우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B스튜디오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됐으나 분장실, 대기실, LED 월, 전동바텐 등을 갖춘 영상 스튜디오로 사용 중이다. 경기 파주시 월롱면의 C스튜디오도 건축물 대장상 창고로 등록됐지만 방송 장비를 갖춘 영상 제작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의 D스튜디오는 창고로 허가를 받았지만 드라마 촬영 세트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유명 OTT 시리즈가 이곳에서 촬영된 바 있다. 이처럼 창고와 공장을 무단으로 개조해 스튜디오로 사용하는 사례를 경기 북부 지역 전반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경기 지역 등 서울 인근의 스튜디오 대부분은 느슨한 소방 관련 규제와 공사비 절감 등의 이유로 초기 화재 진압에 중요한 스프링클러 같은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심야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스튜디오 내부에 사람이 있었다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스튜디오 화재는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초래한다. 2014년에는 경기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JTBC 드라마 ‘하녀들’의 세트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약 44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외에도 2012년 경기 부천시, 2011년 전남 순천시, 2010년 파주시, 2009년 광주 북구, 2006년 강원 속초시에서 드라마 세트장 화재가 잇따랐다.

업계는 불법 스튜디오 난립의 원인으로 지자체의 단속 부재와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꼽는다. 실제로 많은 유명 영화와 드라마가 불법 스튜디오에서 촬영되고 있음에도 지자체와 소방 당국의 단속은 미비한 상황이다. 실제로 파주시는 2019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창고 시설에 대해 화재 안전 조사를 벌였으나 연간 평균 5건의 위반 사항만 적발했다. 이는 단속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튜디오 업계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창고를 스튜디오로 개조하면서 전기용량 증설에만 치중할 뿐 전기 안전 설비는 부실해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명 배우들이 촬영 중 사고를 당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용자에게도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관리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 전에 정부와 지자체, 소방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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