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마음에 빈 공간을 남기고 온갖 것들이 찾아들길 바라는데… 꿈이려나. 진정한 허허로움이 내가 되고 손톱보다 작은 이름모를 꽃들과 벗이되어 그 낮은데서 올려다 보면 큰 나무 사이로 언 듯 언 듯 푸른 창공을 볼 수 있으려나….”(박종성 화백의 말)
박종성 화백의 초대전이 30일까지 인사동 갤러리H에서 열린다. 6년만에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작가는 그림 너머의 그림,형상 너머의 형상을 찾아 긴 시간 캔버스 여정에 나섰다.
“그동안은 대부분 차경(借景)이라는 풍경놀이를 통해 자연과 조화되고 삶을 즐기는 철학적이고 미학적 공간을 화폭에 가꿨다면 최근들어선 내 안의 마음 풍경까지 차경하는 영역의 확대를 통해 자연 우주 그리고 그너머의 세계로 나를 날려 보내고 있다. ”
그의 화폭에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형상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동안 예술에 영감을 불어 넣은 주체가 고대부터 근대까지는 신이었다면 현대는 외부의 모든 것이 됐다. 외부와 소통하면 소통할수록 그 만큼 예술의 영역을 확대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도 또 하나의 외부와의 소통이다. 작가가 수많은 점을 찍고 선들을 그어가는 행위가 소통의 몸짓이다.
“아마도 욕망마저도 사라지는 그 지점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듯하다. 욕망의 자리에 움트는 폭력도 무용지물인 세계다. 존재 그자체의 세계라 할 수 있다. 비어있는 형상의 자리에 무한한 자유와 가능성들이 넘실대고 그것으로 충분한 그냥 존재할 뿐인 세계다.”
그의 화폭이 충만된 색들로 가득찬 이유다. 무엇의 부르짖음도 부질없다. 그래서 작가는 허허롭다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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