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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인체계군 창설과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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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인체계군 창설과 함의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 김형석

무인체계군 창설의 배경과 현황
현대전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대한 전환점이 2024년에 도래했다. 바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무인체계를 전담하는 독립 병과 창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육·해·공군의 병과 체계를 넘어서는 혁신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 2월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대통령의 지시로 무인체계군(Unmanned Systems Forces, USF) 창설을 명령했다. 이는 7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9월에 법제화가 완료되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 축적한 실전 경험과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토대로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을 채택했다. 민간 드론 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발전시켜온 경험을 제도화함으로써, 유연하고 혁신적인 조직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BEMIL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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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러시아도 변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장관 벨로우소프(Andrei Belousov)는 2025년 3분기까지 무인체계 전담 병과를 창설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2024년 10월 루비콘 센터(Rubicon Center)를 설립하여 드론 운용인력 양성과 인공지능(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의 접근은 중앙집중식 관리와 대량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하향식(Top-down) 방식으로, 전통적인 군사 체계의 틀 안에서 체계적이고 통합된 조직 구축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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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무인체계 전력과 작전 성과
우크라이나의 무인체계군은 현재 3,0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복합적인 드론 전력을 운용하고 있다. 주요 드론 전력으로는 레레카(Leleka)-100 고정익 정찰드론, 뱀파이어(Vampire, 일명 바바 야가(Баба Яга) 타격드론), 와일드 호넷(Wild Hornet) FPV(First Person View)드론, 네메시스(Nemesis) 타격드론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드론 전력은 정찰, 감시, 타격 등 전술적 임무부터 전략적 타격까지 폭넓은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군은 무인체계의 혁신적 운용을 통해 주목할 만한 전술적 성과를 거두었다. 제413 독립무인체계대대와 ‘플라잉 스컬(Flying Skull)’ 대대는 러시아 쿠르스크(Kursk) 지역의 지휘소와 브랸스크(Bryansk) 지역의 무기고 타격 등 주요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특히 헤르손(Kherson)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의 포병과 방공시스템에 대한 효과적인 타격을 달성하였다. ’72 UAV 중대’는 1시간 만에 러시아군 1개 대대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
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 드론 전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일일 약 4,000대의 FPV 드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생산 체계를 통한 수적 우위를 추구하고 있다. 주력 드론으로는 ZALA사의 랜싯(Lancet) 드론과 오를란(Orlan) 계열의 정찰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Orlan-10은 정찰, 감시, 표적획득, 포병사격 조정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전자전 장비를 탑재하여 리어-3(Leer-3) 전자전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드론 운용은 방대하면서도 분산되어 있으며, 운용자들 간 불균형한 발전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는 벨로우소프의 루비콘 센터를 중심으로 무인체계부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러시아군 특유의 관료주의적 절차와 군종 간 경쟁, 하향식 시스템의 변화 등으로 인해 효과적인 통합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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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기술 발전과 대응 전략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여 운용 중이다. 대표적으로 8,000개 이상의 음향 센서를 활용한 스카이 포트리스(Sky Fortress) 시스템은 레이더 사용 없이도 표적의 위치와 속도를 계산할 수 있으며, 특히 이란제 샤헤드-136(Shahed-136) 드론에 대해 86% 이상의 탐지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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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센서의 가격이 400~500달러로 기존의 방공레이더(50만 달러 이상)에 비해 매우 경제적이다. 또한 시민들의 스마트폰을 활용한 ePPO 애플리케이션은 34만 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하는 혁신적인 방공체계로 발전했으며, 특히 저공 비행 위협에 대한 조기 경보와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군 방공자산의 효율적 운용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타링크(Starlink) 통신 단말기를 드론에 장착하여 러시아군의 전자전 교란을 우회하는 등 다양한 혁신적 대응책을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테트라헤드론(Tetrahedron) 전자전 시스템을 개발하여 400~1,200MHz 주파수 대역의 드론에 대한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전차와 장갑차량에는 드론 방어시스템인 사니야(Saniya)를 장착하여 1.5km 거리에서 FPV 드론을 탐지하고 1km 거리에서 교란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였다. 특히 전자전 능력 강화에 중점을 두어, 오를란-10 드론과 리어-3 전자전 시스템의 통합 운용으로 6km 반경 내의 GSM/3G/4G 통신을 교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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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미래전 패러다임
양국의 무인체계와 관련된 병과는 앞으로 세 가지 주요 영역에서 뚜렷한 발전이 예상된다. 우선 인공지능 기반 자율운용 능력의 강화가 핵심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운용 중인 AI 기반 음향탐지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고 드론의 자율비행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루비콘 센터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식 AI 연구개발을 추진하며, 이를 대량생산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드론전 능력의 고도화도 주목할 만한 발전 방향이다. 우크라이나는 스카이 포트리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분산형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러시아의 강력한 전자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자전 내성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기존의 방공체계와 드론 방어체계를 통합하는 한편, 전자전 능력을 더욱 강화하여 종합적인 대드론 방어능력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 구조의 최적화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 효과가 입증된 민간 부문과의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유연한 작전수행이 가능한 조직 구조를 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새로운 무인체계 병과를 기존의 군 체계와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중앙집중식 지휘통제 체계를 정립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인체계 독립 병과 창설은 현대전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양국의 접근법은 뚜렷한 대비를 보이는데, 우크라이나는 민간 협력과 실전 경험을 기반으로 한 상향식 혁신을, 러시아는 중앙집중식 관리와 대량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하향식 접근을 채택했다. 

이러한 대조적인 발전 방향은 무인체계 전력 운용이 각국의 전략적 상황과 군사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기반 자율운용, 대드론전 능력, 전자전 역량 등을 포괄하는 미래전 수행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이는 전통적인 육·해·공군 체계를 넘어서는 군사 혁신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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