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留島)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저어새가 가장 많이 번식하는 무인도로 알려져 있었다. 비무장지대 한가운데 떠 있어 사람들의 간섭으로부터 비켜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국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는 강화 갯벌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150여 쌍이 번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그중에서 번식한 60여 마리가 유도에서 서식하곤 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저어새가 유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유도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를 도무지 관찰할 수 없던 것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학계와 조류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추측성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범접할 수 없었던 금단의 땅이기에 실제 섬 안으로 들어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가장 유력한 주장은 이러했다. 2006년과 2007년 저어새의 산란 철인 4월 폭우가 엄청 쏟아졌다. 도토리 등 키 작은 나무에서 산란하는 저어새의 습성상 물 차오르는 둥지에서 산란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들고양이와 괭이갈매기 등 날짐승들의 습격도 저어새가 산란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이 제기됐다. 저어새가 땅에서 높지 않은 곳에 알을 낳다 보니, 이것을 먹이로 하는 들짐승들에게 피습을 당했다는 추측이었다.
민물가마우지와 백로류, 갈매기류 등 공격성이 강한 새들에게 번식지를 빼앗긴 저어새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추론도 설득력을 얻었다.
환경부가 실제 2007년 4월 강화 갯벌을 포함한 한강하구를 조사하던 중 유도에서 한참 떨어진 강화군 서도면 일대 부속 섬에 날아들어 번식하는 저어새를 관찰했다. 여기에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 수리봉에서도 저어새가 상당수 발견되기도 했다.
/박정환 선임기자 hi21@incheonilbo.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