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선물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전자 상거래 시장에도 ‘스캠(사기) 주의보’가 내렸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적 신용카드사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는 미국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과 크리스마스, 새해 시즌까지 이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전자 상거래 고객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기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할인이 이뤄지는 기간인 만큼 연말을 앞두고 선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손쉽게 ‘사냥감’이 됐다는 설명이다.
비자는 올해 사기 가능성으로 차단된 신용카드 청구 건수가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대비 200% 급증했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는 11월 넷째 주 이후 차단한 사기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9배 많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국 소비자가 온라인 스캠에 속아 넘어가 잃은 금액이 올해 3분기까지 총 87억 달러(약 12조 6000억원)에 이른다며,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5% 늘어난 수치”라고 했다.
전문가는 온라인 범죄가 올해 급증한 원인으로 AI(인공지능)를 들었다. 도난당한 신용카드를 실제 온라인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신용카드 번호 입력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가짜 쇼핑 사이트를 제작하는 데 AI가 사용된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가짜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이미지를 생성하는 행위도 적발됐다.
한 사용자는 WSJ에 “10살짜리 아들이 좋아하는 어린이용 게임을 콘셉트로 한 달력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클릭했다가 사기당했다”고 제보했다. 광고를 누르자 뉴욕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메이시스 백화점’의 공식 웹사이트와 똑같은 화면으로 연결됐고, 구매하려던 달력을 정상가의 절반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는 것.
상품 설명과 함께 ‘빠르게 품절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는 탓에 마음이 급해져 카드 정보를 입력했고, 이후 배송 확인을 위해 구매 내역을 확인할 때에야 사기였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WSJ은 “금융권에서도 사기 탐지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비자는 2022년부터 사기 탐지용 AI 기술에 약 7000억원을 투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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