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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부품 제조사의 대변신…로봇부터 치과까지 품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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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PIM 정재옥 전무

한국PIM 정재옥 전무/사진=한국PIM
한국PIM 정재옥 전무/사진=한국PIM

“한국에서는 AI(인공지능) 자동화 공장 구축을 통해 금속정밀 부품을 제조하고 베트남에는 전기전자 부품 전용 공장을 신축할 계획입니다.”

MIM(Metal Injection Molding·금속분말사출성형), 원심주조 전문 제조기업 한국PIM의 정재옥 전무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2017년부터 전기차가 계속 떠오르면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대응 전략이 필요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PIM은 2001년 4월 설립된 코넥스 상장 기업으로 MIM 공법을 기반으로 자동차 및 전기전자, 의료용 부품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피처폰 시절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액정과 버튼부를 연결하는 부품)를 만들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에 납품했다. 하지만 3개월이면 다음 모델이 나오는 피처폰 시장에서 매번 설계를 바꿔가며 생산라인을 이끌어 가기엔 매출 기복이 심했다.

이에 2006년부터 라이프사이클이 가장 긴 자동차 부품 시장으로 손을 뻗어 터보차저와 트랜스미션(DCT)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터보차저는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에너지를 회수·압축시켜 자동차 연비와 출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차량 구매에 우수 연비가 핵심 경쟁 포인트로 여겨지면서 한국PIM은 이 부품을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인 보그워너모빌리티코리아, 카펙발레오, 평화발레오 등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인 보그워너를 통해 BMW, 폭스바겐, 르노, 볼보 등 완성차 업체에도 납품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PIM은 2019년부터 베트남 하노이 남딘시에 위치한 생산거점공장(29,752㎡(9000평))에서 주력 부품을 생산하고, 국내에서는 AI 자동화 공장 등을 통해 신소재 및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등 지속가능한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PIM은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 및 전기자동차로 산업의 양상이 변화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국PIM이 금속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방법인 MIM 공법은 혼련(금속분말과 바인더를 혼합하여 사출을 하기 위한 유동성을 가지는 피드스탁 제조과정), 사출(금형에 피드스탁을 주입하여 원하는 형상의 제품을 성형하는 과정), 탈지 ( 사출에 사용되었던 바인더를 제거하는 과정), 소결(고온가열을 통한 성형체가 치밀화 되어 기계적 물성을 확보 과정)이 하나로 연결된 공정이고, 생산 제품을 검증·분석하는 장비도 고가라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데 투자 비용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새롭게 기획한 사업의 추진 필요성 및 타당성을 제시하려면 철저한 시장 분석이 선행돼야 했다. 이에 한국PIM은 2020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대구경북지원이 수행하는 ‘맞춤형 R&D기획 지원’ 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KISTI 대구경북지원의 신종원 박사는 “한국PIM은 전체 매출의 6%를 R&D(연구개발)에 투자할만큼 기술 고도화와 내실을 잘 다져온 기업으로 컨설팅한 내용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원키로 했다”고 했다.

KISTI 대구경북지원에서 지원한 내용을 살펴보면 MIM 공법 특허동향 분석, 분말사출을 위한 산화철의 환원 기술 및 특허동향 분석, 마이크로 MIM 성형기술 관련 선행특허 분석 및 관련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이를 통해 한국PIM은 전기차용 브레이크에 사용되는 부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기존 플라스틱 재질의 내구성 문제가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MIM을 통한 금속 재질의 관련 부품을 개발했다. 현재 유럽 엔트리급 차량 대상으로 시제품을 제작해 내구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PIM은 기존 철과 스테인레스 소재에서 최근 기업들이 요구하는 타이타늄, 알루미늄 등 고강도·경량화 소재에 맞춰 MIM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R&D(연구·개발)를 추진하고 있다

KISTI 대구경북지원으로부터 ‘Ti(타이타늄)을 이용한 MIM 제품 제조 기술 및 스마트 폰 시장동향 분석자료’를 받은 한국PIM은 치과 임플란트 및 핸드피스 등 의료용 부품, 얇고 내구성이 필요한 스마트폰 부품, 경량화가 핵심인 전기차, 항공,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부품 생산을 위해 저가의 Ti 소재 양산화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최종 목표는 개발된 소재를 바탕으로 타이타늄 부품을 대중화하는 것이다. Ti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고, 고온·부식환경에서 잘 견디는 특성을 지녔다.

정 전무는 “치과 임플란트 부품은 올해 수출 물량이 확대돼 관련 매출이 증가세이고 Ti 기반 스마트폰 틀의 경우 전체 시장규모가 연간 1000억원 대로 추정되는데 30%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의 기반이 되는 ADAS용 카메라 모듈 부품을 알루미늄 재질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착수했다. 이는 차량 실내외에 장착돼 차량 주변을 감지하고 주차 및 주행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PIM은 KISTI 대구경북지원에서 지원한 ‘알루미늄 합금 분말 사출 성형 선행기술 분석자료’를 토대로 카메라 렌즈와 PCB(인쇄회로기판)를 보호하는 케이스를 개발 중이다.

정 전무는 “MIM 공법으로 알루미늄 재질의 부품 양산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며 “국내 대기업과 알루미늄 재질의 카메라 모듈을 개발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차량 1대 당 약 12대 이상의 카메라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종사출기술을 접목한 물류로봇용 소형 감속기 부품 개발을 내년 4월까지 완료하고, 스마트워치에 장착되는 초소형 스피커 코어 부품 개발 라인도 늘려,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정 전무는 “작년 매출액 380억원 중 수출액만 214억원에 달했던 이유는 후가공을 최소화함으로써 가공비, 재료비 절감 및 우수한 금속 물성을 부여할 수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만들고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내년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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