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국서 1조 투자 지원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본격화
HBM 기술로 글로벌 석권 목표
벼랑 끝에서 기회를 포착한 한 기업인의 결단이 지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인텔, TSMC,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보조금을 확정받은 가운데, 이번 SK하이닉스의 수혜 소식은 삼성전자와의 경쟁 구도를 한층 치열하게 만들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정부, SK하이닉스에 1조 3800억원 지원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에 1조 3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을 확정하며 그 이야기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칩스법(반도체 지원법)’에 근거한 이번 지원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건설할 차세대 AI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 공장에는 SK하이닉스가 강점을 지닌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미국 연방정부와 인디애나 주정부 등 미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해 AI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SK하이닉스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태원 회장의 결단, 반도체 역사를 쓰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어떻게 이토록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그 이면에는 2011년, 모두가 불가능이라 여겼던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혜안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반도체 불황의 여파로 업계는 위기감이 팽배했고, SK그룹 내부에서도 기존 사업과 반도체 사업 간의 시너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그러나 최 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도체 사업은 한다’며 인수를 강행했다.
난관은 또 있었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참여 소식에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인수 가격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그러나 SK그룹은 포기하지 않았다.
‘최대한 낮은 가격’과 ‘추가 투자 부담이 없는 방식’을 찾기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채권단과의 협상을 통해 신주 중심의 인수 구조를 관철시켰다. 그야말로 집념의 승리였다.
마침내 유럽발 재정 위기로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최적의 조건으로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SK하이닉스, 미국 지원 속 글로벌 석권 가속화
그리고 그의 선견지명은 적중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았고,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선보인 이래, HBM3, 12단 적층 HBM3, 그리고 최근에는 현존 최고 수준의 HBM인 ‘HBM3E’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제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HBM 기술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석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한 기업인의 뚝심과 혜안이 만들어낸 기적. 그 눈부신 여정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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