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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와인 애호가들 ‘꿈의 도시’ 포르투는… 도시재생으로 관광 자원 만들어낸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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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 포르투갈 이름의 기원이자, 도심 전체가 199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도(古都)다. 도시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푸른 아줄레주(전통타일) 장식과 중세 시대 고풍스러운 건축물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포르투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관광지지만, 최근엔 유독 한국인들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이나 버스킹 방송의 단골 손님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가 매사 속도전인 한국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서다. 도우루 강변을 따라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과 알록달록한 집들이 늘어선 리베이라 지구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인다.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 더 이트먼 호텔에서 바라본 도우루 강변의 풍경./최효정 기자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 더 이트먼 호텔에서 바라본 도우루 강변의 풍경./최효정 기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트 와인의 본고장인 포르투는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그 자체로 ‘꿈의 도시’다. 항구 도시인 만큼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전통 음식은 미식가에게도 완벽하다. 다른 유럽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도 큰 장점이다.

작은 도시인 만큼 작가 조앤 롤링이 해리포터 집필에 영감을 받았다는 랠루 서점이나 클레리구스 성당 등 유명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에 관광객들은 최근엔 포트와인으로 유명한 와이너리들을 돌며 시음하는 등 포르투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복합문화지구 WOW. /최효정 기자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복합문화지구 WOW. /최효정 기자

◇포르투 ‘WOW’… 포트 와인부터 박물관까지 ‘체험형 관광’

지난 3일 포르투 구도심과 인접한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역. 관광객들을 노린 와우(WOW) 지구를 찾았다. 2020년 8월에 개관한 와우는 포트 와인부터 미식 문화까지 포르투의 정수(精髓)를 담은 곳이다. 포르투 도심에서 철골로 덧대 만든 아치형 다리인 동 루이스 1세 다리를 건너면 금세 와우에 도착한다.

포르투 복합문화지구 WOW에서 즐길 수 있는 와인 테이스팅 프로그램./최효정 기자
포르투 복합문화지구 WOW에서 즐길 수 있는 와인 테이스팅 프로그램./최효정 기자

와우는 6개의 체험형 박물관과 12개의 레스토랑, 바,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오래된 포트 와인 저장고를 복원해 만들어진 것이다. 1692년에 설립된 테일러스 포트(Taylor’s Port)를 갖고 있는 더 플랫게이트 파트너십에서 만든 곳이다. 플랫게이트 파트너십은 105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포트 생산의 선두 주자이다.

포르투 특산품인 포트와인은 주정강화 와인이다. 일반 와인에 브랜디처럼 도수가 높은 술을 넣고 숙성한, 달콤한 와인이다. 이 때문에 일반 와인의 알코올 함량이 13% 정도인 데 비해 포트와인의 알코올 함량은 19~20%다.

주요 시장인 영국으로 수출하는데 뱃길이 긴 나머지 와인이 발효되자 보존을 위해 브랜디를 섞은 게 포트 와인의 시작이다. 프랑스와 백년전쟁 이후 영국이 와인 수입지 대체지를 찾기 시작하면서 번성한 사업이라 테일러, 그라함 등 주요 포트와인 브랜드는 대개 영국인들이 설립했다.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복합문화지구 WOW.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되어 있다. /최효정 기자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복합문화지구 WOW.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되어 있다. /최효정 기자

포트와인 성지라는 명성에 맞게 와우를 구성하고 있는 것도 와인이 주된 테마다. 와우 박물관 중 하나인 ‘와인 익스피리언스’에서는 거대한 오크통에 담겨 익어가는 포도주를 체험할 수 있다.

와우 내에 자리 잡은 더 이트맨 호텔은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선 포르투의 ‘신라호텔’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고급 호텔이다. 모든 방이 도우루 강변을 조망할 수 있어 탁월하다. 이트맨 호텔은 유럽 최고의 와인 호텔로 꼽힌다. 방마다 와인 브랜드 이름을 부여하고 철마다 와인 행사를 주관한다. 호텔 내 3만5000여 병의 와인이 갖춰져 있고, 호텔에선 와인 테마 스파를 받을 수 있다.

이트맨 호텔을 중심으로 6개의 와인 관련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코르크 최다 생산국답게 ‘코르크 박물관’, 동서고금의 술잔을 죄 모아놓은 ‘아트오브드링킹’ 등 와인을 테마로 한 가지각색의 박물관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미라 미라 등 미슐랭 셰프인 리카르도 코스타가 진두지휘한 12개 레스토랑이 있고, 1692년에 설립된 테일러스 포트(Taylor’s port) 셀러도 한자리에 모여있다. 현재는 연말 시즌을 맞아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더 이트먼 호텔 지하 스파. /최효정 기자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더 이트먼 호텔 지하 스파. /최효정 기자

◇ 도시재생의 ‘성지’… 오래된 와인 창고를 관광자본으로

와우는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포르투갈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역은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포트 와인 산업 중심지로 번영했지만 대형 와인 회사들이 더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다른 지역으로 생산과 저장 시설을 옮기면서 쇠퇴했다.

더플랫게이트 파트너십은 포르투 관광 자본으로서 이 지역의 가능성을 포착했다. 과거 와인 저장고와 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와인 박물관과 체험 센터, 레스토랑 등 복합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도심에서 떨어진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역까지 와우를 통해 관광객들이 발걸음하며 포르투 도시권이 확장됐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이 지역에서 와인 관련 직업뿐만 아니라 관광, 문화,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 기회 역시 창출하고 있다. 또 지역 소상공인들과 협력해, 현지 상품을 판매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와우 측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 상위권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와우를 가장 많이 찾는 것은 한국인이다. 이베리아반도 끝에 붙어있는 포르투는 한국에서부터의 직항 항공편이 없지만 외국 항공사에서는 경유편을 제공한다. 특히 터키항공은 리스본과 포르투를 하루 한 편 이상 취항해 최적의 스케줄로 포르투갈 리스본과 포르투를 여행하기 좋다는 평가다.

와우 관계자는 “와우는 단순히 와인을 중심으로 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라며 “상시적으로 열리는 예술 전시, 영화 상영, 역사 교육 프로그램 등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문화적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어 “포르투갈의 문화와 유산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자부심”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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