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이 병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면 사기가 높아지고 군 복무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 문화소외지역에서 근무하면서 갖기 쉬운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거나 줄일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평소 장병들과 소통이 원활하고 열정도 큰 간부가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군 3사관학교 45기 출신의 국군재정관리단 소속 홍진선 대위(이하, 홍 대위)는 상명하복의 특수한 환경에서 문화예술교육과 체험을 통해 군대 내 인권과 복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평소 사람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있는데다 3사와 임관 후 훈련과정에서 배운 군인정신과 충효예(忠孝禮) 교육이 곁들여지면서 타인들에게 베푼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홍 대위는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방문했다가 주차장에서 눈이 불편한 아들과 그 어머니를 돕기 위해 오랜 시간 동분서주하며 뛰어다녔다.
지난 10월 10일 오후 6시쯤 그는 마트에서 비품을 구매하던 중 차 위치를 잊고 주차장을 헤매던 60대 여성 A씨와 아들인 30대 남성 B씨를 마주쳤다.
평소 주변 사람들을 도우면서 보람을 느꼈던 홍 대위는 B씨가 선글라스를 끼고 어머니에게 의지해 걷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고 한다.
이들을 대신해 차량을 찾아 나섰는데, 생각보다 빨리 발견되지 않아 30분 넘게 주차장 전 층을 흝고 나서야 비로소 차량을 찾아 모자가 안전히 귀가할 수 있게 도왔다.
A씨는 “아들이 눈이 불편해 당황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했는데, 군인께서 땀을 흘리며 위아래층으로 뛰어다녔다”며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음료밖에 사드리지 못했다”고 감사를 전하면서 홍 대위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 대위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도왔을 것”이라며 “군복을 입고 있어 더욱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훈훈한 외모와 마음의 바탕에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
문화예술은 사람 간의 관계속에서 꽃피운다. 사람 사이에서 상호 감정을 자극하고 울림을 줄 수 있을 때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 같았던 것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하나의 예술이 된다. 그냥 지나쳐 갈 수도 있었을 일들이 마음 속에 불을 지피기 시작하면 그것이 예술이 되고 영향력이 퍼져 나갈수록 좋은 문화로 만들어 진다.
군인의 신분으로 작은 선행 같았던 일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홍 대위는 주목을 받게 됐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타인을 위해 기꺼이 본인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는 마음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런 마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알아보기 위해 14년 8개월 간의 군 복무를 끝으로 전역을 앞두고 있는 홍 대위를 만났다.
-최근 미담으로 화제가 되셨는데요.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요.
“마트에서 물품 구매를 하고 나오던 중 어머니와 그 아들로 보이는 분이 오셔서 ‘주차 해놓은 차량을 못 찾겠다’고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제 쪽으로 다가오고 계신 것은 인지했지만, 도움을 청할 것이라 생각을 못 했었습니다. 이들은 ‘분명히 주차장 이쪽 편에 둔 것 같은데, 몇 번 둘러봐도 안보인다’라며 어쩔줄 몰라 하셨습니다. 이에 ‘그럼 제가 한 번 같이 찾아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차량 스마트 키를 받아 계단을 이용해서 주차장 전 층을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주차장 전 층을 찾았는데도 확인이 되지 않아서 고객센터에 연락하고 나서야 정확한 차량의 위치를 확인해서 차를 찾아드릴 수 있었습니다.”
–15년간의 군 복무 동안 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각급 부대의 참모 및 과장, 총괄장교와 실무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참모 요원으로서 장병을 대상으로 한 정신전력 향상을 위한 교육, 대내외 홍보활동과 공보활동, 그리고 장병 사기진작을 위한 문화예술 업무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그 외에도 부대원으로서 부여된 작전 및 훈련에서 기능에 맞는 전·평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부대 장병을 위한 기획안을 수립해서 임무 수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0년 임관 당시 군은 핸드폰과 인터넷 PC의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더욱 장병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상급부대에서 공연을 지원받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여건이었기에 발품을 팔아서 지자체와 재단, 예술 단체에 연락해서 군 장병이자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주민이며,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계층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예술 업무에서 기억에 남는 성과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2015년, 평택시민과 함께한 ‘민·군 화합콘서트입니다. 군부대에서 기획하는 공연은 기관과 상급부대에서 추진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예술 분야를 주 임무로 하는 직책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때문에, 부대 내 공연팀 경연대회, 시민 공연팀 섭외, 무대 및 음향 세팅, 프로그램 편성, 홍보, 포스터 및 팸플릿 제작, 사회까지 병사 단 두 명이서 모든 일을 수행했던 공연 기획이기에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일은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공연 기획을 즐기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이후부터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집념으로 일을 했습니다. 실제로 군 장병을 위한 진심과 애정만 있다면 모두가 도와주었습니다. 평택시청과 평택 도서관과 협력한 ’북 콘서트‘, 고성문화재단과 협력한 ‘찾아가는 음악여행’, 익산시청과 연계한 ‘시민대학 강좌’와 ‘문화예술교육’, 전주 소리문화의전당과 익산 예술의전당과 연계한 ‘문화가 있는 날’, 춘천인형극제와 함께한 ‘직장 문화활동’ 사업 등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인프라를 활용해 장병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외에도 문체부와 국방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획득하여 병영문화예술체험교육, 신나는예술여행, 문화예술소개교육, GOP 찾아가는 문화예술 공연 등 다양한 공연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에 기억에 남은 프로젝트는 2015년 51사단 비룡연대 ‘난타’, 2021년 7공수특전여단 ‘캘리그라피’, 2022년 금강산여단 ‘회화’, 2024년 국군재정관리단 ‘미디어-사진’교육입니다. 매 기획마다 30시간에서 60시간의 교육을 통해 성과발표까지 진행해야 했기에 부대 단 한 명뿐인 정훈장교로 임무 수행하면서 주말 없이 진행한 프로그램입니다. 내 자신이 즐기지 않으면, 함께 이 교육에 참여하는 장병들도 의지와 목표를 잃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2년 ‘회화’ 교육 과정에서 부대 내 교육 및 체험, 스튜디오 공간인 ‘병영문화예술체험실’을 구성하고, 12점의 작품을 22사단 ‘송년 음악회’와 연계 ‘전시회’를 실시한 점, 올해 A&a스튜디오와 추진한 미디어 교육의 성과로 곧 사진집 ‘SPACETIME’이 발간될 예정이라는 점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이자,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군 복무 중 문화예술 관련 능력을 기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지역 지자체와 재단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지원하여 참여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부대에 적용했습니다. 내 자신이 직접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기획부터 준비, 시행까지 적은 예산으로 부대 장병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가장 훌륭한 것은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맡겨서 일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보다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감독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더 많은 장병들을 위해 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헌신적인 사람이 필요했었고, 힘든 일을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보다 스스로 해내는 것이 좀 더 빠르고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글을 많이 썼습니다. 기관과 단체에 무엇인가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리가 필요했습니다. 설득력 있는 말하기를 위해 글로 작성하고, 정리한 후 표현을 다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작성된 글들은 기억에서조차 버려지고, 잊혀졌지만 그 가운데 말로 실현된 실패와 성공의 경험은 어느새 제가 요구할 대상과 제공할 대상 사이에서 내가 어떠한 능력을 갖추어야할지 알려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전 ‘관리’나 ‘실무’가 아닌 ‘영업’을 위한 능력을 가꾸기 위해 더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관리도, 실무도 모두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활동이다’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신데, 어떻게 입학하게 되었습니까. 이 과정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홍대를 선택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예술에 대한 동경입니다. 병과를 정훈으로 선택하게 된 주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복무 중에 대학원을 갈 수 있는 기회는 몇 번이고 있었지만 홍대를 다니기에는 너무나도 먼 곳이 포기했었습니다. 그러다 전역을 앞두고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2022년 22사단 고성에서 근무할 당시 대학원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때 고정민 교수님께서는 제게 ‘왜 이곳을 선택했나?’라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저는 당시 ‘문화예술의 기초는 경영이라 생각한다’라고 답변드렸습니다. 대학원으로 저를 이끈 것은 ‘문화예술’이지만, 반드시 ‘문화예술’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이론과 실제는 정책, 정치사회, 경영이 받쳐주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생각에 다른 분야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인간 삶의 궁극적인 행복은 그 끝에 문화예술이 함께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문화예술’과 더 가까우면서도 ‘경영’을 배울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공부와 군 복무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대학원 공부와 군 복무를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해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도전했습니다. 특히, 제게 가장 큰 도전은 건강 문제였습니다. 입학 직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했고,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업과 업무를 동시에 이어가야 했습니다. 군 복무와 학업, 진급 준비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빠르게 퇴원해 복귀했지만,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게다가, 고성에서 서울까지 왕복 5~7시간씩 운전하며 등교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제 자신에 대한 믿음과 다짐이었습니다. 저는 삶에 대한 애착만큼이나 ‘군과 예술’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강한 동기를 느꼈습니다.
둘째는 동경하던 대학원에 입학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민한 성격 탓에 갑작스러운 호르몬 변화에 적응이 힘들었지만, 그럴수록 함께 학업에 임하는 원우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 현재는 모든 상황에 잘 적응해 마지막 5학기를 다니고 있으며, 학업과 업무를 병행해온 시간들이 오히려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군 복무 경험이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요.
“군 복무 경험은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자 독특한 시각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첫째, 조직 관리와 리더십 경험은 문화예술 프로젝트의 기획과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군에서 정훈장교로 활동하며 다양한 장병 교육, 작전 지원, 그리고 병영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왔습니다. 특히, 장병들의 정신전력 함양과 사기진작을 위한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며, 예술이 조직과 개인의 성과를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직접 체감했습니다.
둘째,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 실행 경험은 실질적인 학문의 이해도를 높여주었습니다. 저는 군 복무 중 병영문화예술체험 교육을 기획하며 음악, 미디어, 회화 등 여러 예술 형태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학문적으로 배우는 문화예술경영 이론을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셋째, 문제 해결 능력과 융합적 사고는 문화예술경영의 다양한 과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군 복무는 항상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요구하곤 합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예술과 경영을 융합하고, 창의성과 실용성을 조화롭게 적용해야 하는 문화예술경영 분야에서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군에서 쌓은 경험은 단순한 직무 수행을 넘어 문화예술의 가치와 실용성을 이해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며, 학문적 목표와 실무적 역량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문화예술경영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사실 저는 대학원을 충실히 다니는 것만으로도 다소 벅찬 2년이었습니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은 교수님께 배우는 것 이상으로 원우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은 공간입니다. 이론이 실제하는 현장에서 인생을 녹여온 원우들이 모두 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기획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없었지만, 옆에서 함께하는 것만으로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적극성이 부족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전혀 다른 세계에서 성장한 전문가의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들은 제가 마주할 세상에 대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었습니다.
학교에서 이론은 제게 많은 지식을 쌓을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군 안에서의 문화예술은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의 접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문화예술기관과의 회계와 세무’, ‘도시와 지역문화개발’, ‘엔터테인먼트법’, ‘문화예술과 창업’ 등 다소 생소하고 어렵더라도 지금 부딪혀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처음 접하기 때문에 직면했던 어려움과 이해하면서 느끼게 되는 즐거움 사이에서 벌써 5학기를 마쳐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의 열정와 애정. 그리고, 선한 영향력으로 경험한 프로젝트들은 제게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파주 마정리 예술마을프로젝트’나 ‘HD Lab’의 프로그램과 같이 실질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문화예술의 장을 느끼고 있습니다.”
–군인으로서의 경험과 문화예술경영 전문가로서의 꿈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싶으신가요.
“문화예술경영학을 선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문화예술이어야 한다고 단정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론과 실제에서 그것을 받쳐주는 것은 ‘정치, 사회, 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정책과 제도 그리고 예산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제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전 군 복무를 마치더라도 국가와 국민, 조직을 위해 일하며, 이론과 실제 사이에서 현실성을 실현하는 행정 전문가로서 일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로서의 영향력을 토대로 인간 삶의 끝에 행복은 분명 ‘문화예술’이 함께할 것이라는 제 소신을 실현해낼 것입니다.”
-전역을 앞두고 계신데, 군 생활을 돌아보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군 문화예술은 조직 구성원의 정신의 사기 진작, 예술을 통한 전환으로 직무 능률 향상과 역량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히 휴가와 외출을 부여하고, 핸드폰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며, 봉급을 많이 준다고해서 해소되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병영문화예술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 기획을 설득해 낸 순간, 기획하는 동안 부딪혔던 많은 어려움의 순간, 실패와 성공의 순간, 그 모든 순간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장병들은 문화예술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즐거워했고 지휘관과 동료 전우는 문화예술을 장병 사기진작에 반드시 필요한 업무로 인식해주셨습니다.
때로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만 한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힘든 군 생활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자가 ‘귀찮은 일’, ‘쓸모없는 일’로 여긴다면 누가 그 일을 함께하고자 할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에 설명할 필요도 없었지만, 때론 그러한 평가에서 ‘하도록 되어 있는 일만 잘해도 돼’라며 저를 설득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것은 육체적 죽음이 아니라 신념과 철학이 죽은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나름대로의 신념과 철학을 지켰던 그 모든 순간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꼈으며, 15년의 군 생활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용산 한 대형마트에서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된 두 분을 통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선행의 크기와 상관없이 감사해주신 두 분에게 먼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제가 받은 감사함을 또 누군가에게 갚을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라고 말씀주시며 저를 다시 한번 다독여주신 장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 외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때론 국가의 요원으로서 때론 개인 사업자로서 서로의 직책은 다를지라도 그 신념과 철학은 분명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코 자신이 하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이 모여 분명 큰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저와 모두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용산 대형마트에서 눈이 불편한 아들과 그의 어머니를 도와 화제가 된 홍진선 대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현재 군 생활과 야간에는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을 병행하면서 15년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앞둔 홍진선 대위. 그의 이야기에서 군인으로서의 책임감과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을 동시 느끼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홍 대위의 훈훈한 미담은 많은 분들의 마음에 따뜻함을 선사해주었으며, 그의 군 생활은 군인의 삶과 문화예술 분야가 어우러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앞으로 행정전문가로서 또 문화예술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홍진선 대위 이력
현) 국군재정관리단 정훈/사업지원담당관 임무수행(23. 10. 12. ~ 복무중)
2010. 3. 1. 육군 소위 임관(현재까지 14년 8개월 근무)
– 주요 경력
* 육군훈련소 정신전력교육 교관, 특전사 정훈참모, 22사단 금강산 여단 공보정훈과장 등 임무수행
* 훈련소 신병 국가관, 대적관, 군인정신 함양교육을 통한 군인화와 작전부대 신념화 교육
* 장병 사기진작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문화예술
* 부대 교육 및 작전활동 홍보, 장병 미담사례 홍보 활동
– 주요 문화활동
* 문체부 협력 및 국방부 주관 병영문화예술체험교육(30~60H) : 음악-난타, 회화, 미디어-사진)
* 문화예술 소개교육(일일체험) : 프라모델 체험교육, 백드롭 페인팅 체험교육
* 화보집 : 제7공수특전여단 역사 화보집, 병영문화예술체험 화보집 제작中
– 주요 상훈
* ’23년, ‘DMZ 평화의 길’ 금강산 전망대 브리핑 지원을 통한 군정발전 기여 (고성군, 군수 표창)
* ’23년,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업무 협조(DMZ 전망대 브리핑 지원) 유공 (UN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실장 표창)
* ’21년, CCPT 훈련 유공 (연합사, 부연합사령관 표창)
* ’21년, 문화예술활동 유공 (특수전사령부, 특수전사령관 표창)
* ’16년, 포천병영문학상 차하 (국회 국방위원장 표창)
25. 3. 31. 전역 예정
24. 12. 1. 부 전직교육 입교
◎ 군 외 문화예술 관련 활동
* 2022. 9.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입학, 현재 5학기 재학중
* 2024. 4. 브런치(Brunch) 스토리 개설 작가활동
* 2024. 10. HD LAB 도슨트 교육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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