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경기 안산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 계엄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전 육군대령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훈재 영장당직 부장판사는 21일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내란실행 혐의를 받는 김 전 대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김 전 대령이 노 전 사령관과 함께 계엄군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이후 조처 등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김 전 대령은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 3일 경기도 안산에서 노 전 사령관과 이른바 ‘2차 롯데리아 계엄 회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에도 같은 햄버거 가게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과 만나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당시 김 전 대령의 역할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내란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이후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이외에 자신의 ‘직속수사단’을 꾸려 부정선거를 조사하려 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김 전 대령이 헌병 특기로 조사본부 고위직을 맡은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대령이 비상계엄을 주도한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아닌 학군사관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김 전 장관의 직속수사단 구성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업무 배제된 국방부 조사본부 2인자 김아무개 차장 역시 학군사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과거 조사본부에서도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대령은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시절인 2013년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2018년 1월 구속되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날 김 전 대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비상계엄에 노 전 사령관을 비롯한 민간인 예비역이 관여한 의혹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겨레 정환봉 기자 /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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