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정병일 기자=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추진하는데 대해 카롤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70세)은 5년전 일본에서 금융부정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던 중 보석으로 풀려난 사이 화물 상자에 숨어 비행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달아나 베이루트에 머물고 있다.
그는 20일(미국시각) 블룸버그 텔레비전에 출연해 닛산과 혼다가 유사한 브랜드와 제품으로 같은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두 회사의 합병에 무슨 장점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양사가 닛산의 단기적 문제와 혼다의 장기적 비전을 결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거래엔 산업적인 논리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닛산이 경영난으로 절박한 처지에서 합병에 나선 것이기도 하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이 혼다에 거래를 추진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대만의 전자제품 생산업체 폭스콘 등 다른 기업들이 닛산을 인수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곤 전 회장은 “폭스콘 같은 매우 진지하고 현실적인 경영진이 이끄는 회사는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데 투자하는 대신 자동차 회사를 사자고 말할 것”이라며 “폭스콘이 유일한 회사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은 1999년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의 경영자로 일하다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일본 닛산으로 자리를 옮겨 대규모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으로 회사를 회생시킨 전설적인 경영자다.
동시에 일본 사법기관의 추적을 여전히 받고 있는 도망자이기도 하다. 레바논계 브라질인인 그는 현재 일본과 범인인도협정을 맺지 않은 레바논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닛산 회장 시절에 자신의 보수를 세무 당국에 축소 신고하고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이는 닛산 내부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18년에 일본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돼 자택에서 연금 상태에 있던 중 미군 출신의 민간 경비업자인 마이클 테일러와 그의 아들에게 돈을 주고 일본을 탈출 시켜달라고 청탁했다.
테일러 부자는 2019년 12월 그를 오디오 장비 상자에 들어가게 해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의 보안 검색을 통과한 다음 이스탄불행 개인 제트기에 태웠다. 이어 이스탄불에서 다른 비행기로 그를 레바논으로 데려갔다.
테일러 부자는 2020년 미국 매사추세츠 하버드에서 체포됐고 다음해 일본으로 인도돼 아버지 마이클은 2년, 아들 피터는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마이클 테일러는 카를로스 곤으로 부터 130만달러를 받았지만 출소 후 그간의 변호사 비용 등을 고려해 추가로 300만 달러를 더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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